漢字 이야기 1625

[한자 뿌리읽기]<179>斗(말 두)

[동아일보] 斗는 술을 뜰 때 쓰던 손잡이 달린 국자 모양의 容器(용기)를 말했는데, 이후 곡식을 나눌 때 쓰던 용기 즉 ‘말’을 지칭하여 용기의 대표가 되었고, 다시 北斗七星(북두칠성)이나 南斗星(남두성)처럼 국자같이 생긴 것을 통칭하게 되었다. 따라서 斗로 구성된 한자는 모두 이러한 용기와 의미적 관련을 가진다. 예컨대, 斟(짐작할 짐)은 斗와 甚(심할 심)으로 구성되었는데, 甚은 소리부도 겸한다. 甚은 …(오디 심) (심,침)(오디 심) ·(오디 담) 등과 관계 지어 볼 때 ‘오디’로 만든 술을 말하며, ‘술(甚)을 국자(斗)로 나누어 담음’이 斟의 원래 뜻이라 할 수 있다. 斟과 자주 어울리는 酌(따를 작)도 斟과 같이 국자(勺·작)로 술(酉·유)을 뜨는 모습에서 그 의미를 가져왔다. 그런가 하면..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8>복·복(칠 복)

[동아일보] 복(복)은 갑골문에서 손에 막대나 연장을 들고 무엇인가를 치는 모습이다. ‘설문해자’에서는 복을 ‘가볍게 치는’ 것이라고 했지만, 복의 실제 의미는 훨씬 다양하다. 때로는 악기나 대상물을 치는 것을, 때로는 회초리로 상대를 굴복시킴을, 때로는 가르침의 수단을 뜻하기도 했다. 먼저, ‘치다’는 복의 기본 의미인데, 鼓(북 고)는 북채로 북(R·주)을 치는 모습을, 敲(두드릴 고)는 높게 지은 집(高·고)의 문을 두드리는 모습을 그렸다. 또 散(Z·흩을 산)은 길쌈을 위해 삼(麻·마)을 막대로 쳐 속과 껍질을 ‘분리해’ 내는 모습을 그렸다. 둘째, 대상물을 깨뜨리는 것을 말하는데, 敗(깨뜨릴 패)는 조개(貝·패)를 막대로 쳐 깨뜨림을 그렸다. 조개는 화폐로 쓰였기에 재산을 뜻했고 이의 파괴는 파..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7>手(손 수)

[동아일보] 手는 금문에서부터 등장하며, 손의 모습을 특이하게 그렸다. 어찌 보면 나뭇잎의 잎맥이나 나뭇가지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글자는 사실 손의 뼈대를 형상화하여, 가운뎃손가락을 중심으로 네 손가락이 대칭으로 균등하게 펼쳐진 모습이다. 인류가 직립 보행을 하게 되면서 해방된 손은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문명을 발달시켜 나가는 가장 중요한 부위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手는 도구 사용의 상징이 되었고, 高手(고수)나 鼓手(고수)처럼 도구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사람’ 그 자체를 말하기도 했다. 掌(손바닥 장)은 ‘손바닥’을 말하는데, 위로(尙·상) 향한 손(手)라는 의미다. 손바닥은 발바닥과 마찬가지로 아래로 향해 있기에, 이를 뒤집어 위로 향하게 할 때 분명하게 드러나고 그것이 특징적으로 인식되었기 때문..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6>戶(지게 호)

[동아일보] 戶는 갑골문에서 ‘외짝 문’을 그렸고 여기에서 ‘집’의 뜻이 나왔다. 하지만 戶는 창이 아래위로 난 규모 있는 집을 그린 宮(집 궁)이나 가축과 사람이 아래위 층으로 살도록 고안된 家(집 가)와는 달리 극히 서민적인 ‘방’에 가까운 집을 뜻한다. 그래서 扇(부채 선)은 깃털(羽·우)로 여닫이문(戶)처럼 만든 ‘부채’를 말하며, 啓(열 계)는 원래 손(又·우)으로 문(戶)을 열어젖히는 모습에서 ‘열다’의 뜻을 그렸다. 또 扁은 문(戶) 위에 거는 가로로 된 글(冊·책), 즉 扁額(편액)을 말했는데, 이후 편액처럼 가로로 길고 납작한 것을 뜻하게 되었다. 扁으로 구성된 다른 글자들 중 編(엮을 편)은 납작한 조각에 쓴 글(扁)을 실((멱,사)·멱)로 ‘엮는’ 것을, 篇(책 편)은 납작한 대 조각..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5>戈(창 과)

[동아일보] 戈는 갑골문에서 긴 손잡이가 달린 낫 모양의 창을 그렸다. 이는 찌르기 좋도록 만들어진 矛(창 모)와는 달리 적을 베거나 찍기에 편리하도록 고안되었다. 戈는 고대 중국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무기였고, 그래서 戈로 구성된 한자는 대부분 무기나 전쟁과 관련되어 있다. 예컨대, 戒(경계할 계)는 두 손으로(공·공) 창(戈)을 들고 지키는 모습을, 戟(창 극)은 낫 창인 戈와 뾰족 창인 矛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다기능 창을, 或(혹시 혹)은 國(나라 국)자의 원래 글자로 창(戈)을 들고 성곽(국·국)을 지키는 모습을 그렸다. 또 戍(지킬 수)는 창(戈)을 들고 지키는 사람(人·인)을 그렸는데, 이후 필획을 변화시켜 戌(개 술)로 분화했다. 그리고 戰(싸울 전)은 창(戈)과 사냥 도구(單·단)가 결합되..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4>心(마음 심)

[동아일보] 心은 갑골문에서 심장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그렸는데, 안쪽은 심장의 판막을, 바깥쪽은 대동맥을 그렸다. 소전체까지는 심장의 모습을 잘 유지했으나 예서 이후로 잘 알아볼 수 없게 변해 버렸다. 편방으로 쓰일 때에는 심(T)으로 써 글자의 균형을 고려했다. ‘설문해자’에서는 심장(心)을 음양오행 중 土(토)에 해당하는 장기라고 했다. 우리 몸의 五臟(오장) 중 肝(간)을 金(금), 脾(비)를 木(목), 腎(신)을 水(수), 肺(폐)를 火(화), 心을 土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思(생각할 사)나 想(생각할 상)에서처럼 사람의 생각이 머리가 아닌 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心으로 구성된 한자들은 대부분 사상 감정이나 심리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그 때문에 사람의 성..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3>삼(터럭 삼)

[동아일보] ‘설문해자’에서는 삼을 ‘터럭, 장식, 필획, 무늬’ 등을 말한다고 했지만 삼의 원래 의미는 ‘털’로 보인다. 인간이나 동물의 ‘터럭’으로부터 시작하여, 동물의 텁수룩한 털이나 인간의 머리칼과 수염 등이 개인의 특성을 표현한다는 뜻에서 ‘장식’의 의미가 새겼고, 다시 ‘무늬’라는 뜻까지 생겼다. 그래서 삼은 화려한 무늬나 장식을 뜻하며, 삼이 들어가면 무성한 털이나 빛나는 문체나 힘차게 뻗어나가는 악기 소리 등의 뜻을 가진다. 예컨대 尨(삽살개 방)은 삽살개처럼 털이 수북한 개(犬·견)를, 須(모름지기 수)는 얼굴(頁·혈)에 난 털, 즉 수염을 말한다. 須가 이후 ‘반드시’라는 뜻으로 쓰이자 다시 표(머리털 드리워질 표)를 더한 鬚(수염 수)를 만들었는데, 표 역시 털이 길고(長·Q·장) 수..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2>弓(활 궁)

[동아일보] 弓은 갑골문에서 활을 그렸는데, 활시위가 얹힌 경우도 있고 풀린 경우도 보인다. 활은 고대사회에서 식량으로 쓸 짐승을 잡는 도구로 쓰였으며, 야수나 적의 침입을 막아 내는 유용한 무기이기도 했다. 弓으로 구성된 한자는 활을 직접 지칭하거나, 활과 관련된 여러 기능 및 특성과 의미적 관련을 가진다. 예컨대 弔(조문할 조)는 원래 人(사람 인)과 弓으로 구성되어 사람들이 활을 들고 가 ‘조문’하던 모습을 그렸다. 그것은 당시의 장례 습관이 시신을 숲에다 내다 버렸고, 그 때문에 야수들이 시신을 훼손하는 것을 활로써 막아 주던 것이 바로 ‘조문’이었기 때문이다. 弦(시위 현)은 실(玄·현)로 만든 활의 ‘시위’를, 弩(쇠뇌 노)는 화살을 여럿 연속으로 쏘도록 고안된 활을 말한다. 또 彈(탄알 탄)..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1>巾(수건 건)

[동아일보] 巾은 허리에 차는 수건을 그렸는데, 자락이 아래로 드리워진 모습이다. 수건은 베로 만들기에 ‘베’라는 뜻이, 비단은 고대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베였기에 ‘비단’의 뜻이, 다시 그 용도에 근거해 옷감은 물론 깃발이나 휘장, 혹은 필사 재료나 화폐의 의미로까지 쓰이게 되었다. 먼저 옷감으로 쓰인 용례를 보면 帶(띠 대)는 허리띠 아래로 술 같은 장식물이 드리운 모습으로 ‘허리띠’를 그렸고, j(두를 잡)은 이를 더욱 간단하게 한 글자다. 常(항상 상)은 ‘치마’가 원래 뜻인데, 고대사회에서 ‘치마’는 언제나 사용되는 일상품이었기에 日常(일상)의 뜻이 나왔다. 그러자 원래 뜻은 衣(옷 의)로 대체한 裳(치마 상)으로 표현했다. 布(베 포)는 금문에서 소리부인 父(아비 부)와 巾으로 구성되어 ‘베’..

漢字 이야기 2021.09.17

[한자 뿌리읽기]<170>工(장인 공)

[동아일보] 工을 놓고 도끼를 그렸다는 둥 자를 그렸다는 둥 의견이 분분하지만 갑골문을 보면 땅을 다질 때 쓰던 돌 절굿공이를 그렸음이 분명하다. 윗부분은 손잡이고 아랫부분이 돌 절굿공이인데, 딱딱한 거북딱지에 칼로 새기는 과정에서 아랫부분이 네모꼴로 변했을 뿐이다. 지금도 황허 유역을 가면 집터를 만들거나 담을 쌓아 올릴 때 진흙을 다져 만드는 것(版築法·판축법)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때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가 바로 돌 절굿공이이다. 그래서 工은 이 지역의 가장 대표적 도구라는 뜻에서 工具(공구)의 뜻이 나왔고, 공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을 工匠(공장), 공구를 사용한 작업을 工程(공정)이나 工作(공작)이라 부르게 되었다. 또 집터나 담이나 성은 정교하고 튼튼하게 다지고 쌓아야만 무너지지 ..

漢字 이야기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