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마포에 노닐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마포에 노닐다 사람도 물건도 번화하여 곳곳마다 차이가 없고 이 편 저 편 언덕에는 누대가 찬란하구나. 고운 모래밭 펼쳐진 남북 강변으로 구름이 다가와 누가 더 흰가 다투고 꽃담으로 둘러싸인 일천 채 주택엔 햇살이 쪼여 누가 더 붉은지 겨룬다. 대지를 채우며 인파가 몰려 흘린 땀이 비를 뿌릴 지경이고 술기운은 하늘을 데워 그 열기로 무지개가 뜨려 한다. 오늘에야 처음으로 높이 올라 바라보니 내 평생 다녀본 중에는 이곳이 가장 으뜸이더라. 游西湖 民物繁華處處同(민물번화처처동) 樓臺照耀水西東(누대조요수서동) 瓊沙兩岸雲爭白(경사양안운쟁백) 繡壁千家日鬪紅(수벽천가일투홍) 拍地人烟烝欲雨(박지인연증욕우) 薰天酒氣暖噓虹(훈천주기난허홍) 今朝始放登高目(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