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前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 우타가와 겐신(宇田川玄眞·1770~ 1835)은 에도시대 후기 네덜란드로부터 전수된 난방(蘭方)의학을 집대성한 난학의 대가이다. 그는 서양 해부학서를 번역하면서 기존에는 없던 췌(膵·pancreas), 선(腺·gland) 등의 한자를 새로이 조자(造字)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겐신의 양자(養子) 요안(榕菴)은 부친 이상으로 난학에 능통했다. 요안이 1837년부터 10년에 걸쳐 저술한 '세이미카이소우(舍密開宗)'는 일본 최초로 서양 근대화학을 체계적으로 다룬 저작이다. '舍密(세이미)'는 네덜란드어로 화학을 의미하는 '셰미(chemie)'를 음차(音借)한 번역어이다. 기존 지식 체계에 존재하지 않던 신학문의 개념을 소개하는 것은 단순 번역을 넘어 창조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