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1274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44] 反旗(반기)

反 旗 *반대로 반(又-4, 6급) *깃발 기(方-14, 7급) ‘반대의 뜻이나 기세를 나타내는 표시’를 일러 ‘반기’라고 하는 까닭, 즉 속뜻은 일반 국어사전으로는 알 수 없다. 한글 전용시대에는 속뜻사전이 어휘력과 문해력의 필수품이다. 오늘은 ‘反旗’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쳐 본다. 反자는 ‘언덕 한’(厂)과 ‘손 우’(又)가 합쳐진 것으로 ‘(언덕에 나무뿌리를 붙잡고) 오르다’(climb)가 본래 뜻이다. 후에 ‘반대로’(on the contrary) ‘거꾸로’(upside down)같은 의미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본래의 뜻을 위해서는 扳(끌어당길 반 =攀)자가 만들어졌다. 旗자의 其(그 기)는 발음요소이고, 그 나머지는 깃발이 펄럭이는 모양을 그린 것으로 이 글자의 의미요소로 쓰였다. ‘깃발’(..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43] 區間(구간)

區 間 *나눌 구(匸-11, 6급) *사이 간(門-12, 7급) ‘마라톤 선수는 42.195km의 구간을 달려야 한다’의 ‘구간’을 읽을 줄 안다고 뜻을 아는 것은 아니다. 속에 담긴 뜻을 알자면 ‘區間’이라 쓴 다음에 차근차근 속속들이 풀이해봐야 한다. 한글로 쓰인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겉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區자 안에 있는 세 개의 口는 器(그릇 기)의 것과 같이 질그릇을 가리키며, 匸(혜)는 ‘간직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區는 일정한 곳에 잘 간직해둔 ‘질그릇’(pottery ware)이 본뜻인데, 후에 이것이 ‘나누다’(divide into)는 뜻으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본뜻은 甌(사발 구)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間자는 閒(간/한)의 속자였다. 閒은 밤에 대문짝(門) 틈으로 비치는 달(..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42] 共同(공동)

共 同 *함께 공(八-6, 7급) *같을 동(口-6, 7급)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여러 단체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에서...’의 ‘공동’은? ➊公同, ➋共同, ➌空同, ➍共動. 답이 되는 ‘共同’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이해보자. 올해 수능 국어가 특히 어려웠던 것은 지문에 한자어가 많이 등장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에 한자어 속뜻 풀이를 많이 해 두면 ‘불’수능이 ‘물’수능 된다. 共자는 漢(한) 나라 때 자형이 크게 변모됨에 따라 두 손으로 ‘받들다’(hold up)라는 본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되었다. 후에 ‘함께’(together)라는 의미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받들다’는 의미를 위하여 다시 ‘손 수’(手=扌)를 첨가한 拱(공)자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同자는 ‘모두 범’(凡)과 ‘입..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41] 使命(사명)

使 命 *부릴 사(人-8, 6급) *명할 명(口-8, 7급) 일반 국어사전에서 ‘맡겨진 임무’라 정의한 ‘사명’은? ➊社命, ➋社名, ➌師命, ➍使命. 답은 ➍번. 오늘은 ‘使命’의 속뜻을 속 시원히 알아보자. 使(사)․事(사)․吏(리), 이 세 글자가 갑골문시기(14c - 11c BC)에는 모두 같은 글자였으며, 붓을 들고 하는 일, 즉 ‘사무’(clerical work)와 관련이 있다. 후에 使자는 주로 ‘부리다’(employ) ‘심부름하다’(go on an errand) ‘하여금’(let) 등의 뜻을 나타내는 데 쓰였다. 命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사람[卩]에게 입[口]으로 큰 소리를 내며 명령을 하는 모습을 통하여 ‘명령하다’(order)는 뜻을 나타낸 것이었다. ‘운명’(destiny) ‘목숨’(..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40] 代表(대표)

代 表 *대신 대(人-5, 6급) *겉 표(衣-8, 6급) ‘민족 문화의 대표로 꼽히는 작품’의 ‘대표’를 속속들이 잘 알자면 ‘대표’가 아니라 ‘代表’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代자는 ‘(사람을) 교체하다’(change)는 뜻이니 ‘사람 인’(人)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弋(주살 익)은 발음요소란 설이 있지만 문제가 많다. 후에 ‘대신하다’(take the place of) ‘세월의 바뀜’(an era) 등의 의미로 확대 사용됐다. 表자가 원래는 ‘털이 달린 겉옷’(a fur coat)을 뜻하기 위하여 ‘털 모’(毛)와 ‘옷 의’(衣)가 합쳐진 것이었는데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부수는 상대적으로 모양이 덜 바뀐 ‘衣’로 지정되어 있다. 후에 ‘겉’(the surface) ‘나타나다’(become vis..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39] 今番(금번)

今 番 *이제 금(人-4, 6급) *차례 번(田-12, 6급) ‘그는 금번에도 똑같은 대학을 지원하였다’의 ‘금번’은 읽기는 쉬워도 뜻을 알기는 불가능하다. ‘今番’이라 옮겨 적은 다음에 비로소 뜻을 찾아낼 수 있다. 今자는 부수가 ‘사람 인’(人)이지만, 이것이 의미요소는 아니다. 갑골문의 자형은 ‘A’자와 비슷했는데, 이 자형에 대한 풀이에 관해서는 정설이 없다. 획수가 적으니 그냥 외워 두는 것이 상책이겠다. ‘이제’(now) ‘지금’(this time) ‘현재’(the present time) ‘오늘’(today)등의 의미로 쓰인다. 番자는 ‘밭 전’(田)과 ‘분별할 변’(釆)이 합쳐진 것으로 ‘(밭에 남긴 짐승의) 발자국’(a footprint)이 본래 의미였는데, ‘차례’(order) ‘번갈아..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38] 熟考(숙고)

熟 考 *익을 숙(火-15, 3급) *생각할 고(老-6, 5급) ‘여러 날의 숙고 끝에 최선의 해결책을 얻었다’의 ‘숙고’란 한자어가 무슨 뜻인지 알자면 ‘熟考’의 속을 잘 뜯어봐야 한다. 표음문자로 써놓은 것으로는 뜻을 찾아낼 수 없다. 熟자의 본래 글자는 孰(숙)이다. 孰자가 본래는 제사 음식을 익혀서 두 손을 바쳐 들고[丮, 잡을 극→丸, 알 환] 사당[享]에 올리는 모습이었다. 후에 음식물을 ‘익히다’(boil)는 본래 뜻을 더욱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불 화’(火)를 첨가했다. ‘익다’(ripen) ‘무르익다’(mellow) 등으로도 쓰인다. 考자는 긴 머리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모습을 그린 老자의 생략형에 발음요소가 첨가된 것이다. 원래는 ‘오래 살다’(live long)가 본뜻..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37] 對照(대조)

對 照 *대할 대(寸-14, 6급) *비칠 조(火-13, 3급) ‘술에 젖은 붉은 입술이 눈 가장자리에 뒤덮인 어두운 그늘과 이상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의 ‘대조’는? ➊帶造, ➋待詔, ➌大祖, ➍對照. 오늘은 답이 되는 ➍번 ‘對照’를 속속들이 풀이해본다. 對자의 寸(촌)은 ‘잡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고, 그 앞의 것은 信標(신:표)로 쓰이던 符節(부절)을 본뜬 것이라 한다. 사신이 부절을 들고서 누구를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하다’(meet) ‘상대방’(the other side) 등을 뜻한다. 照자는 해[日]나 불[火]같이 ‘밝다’(bright)가 본래 의미였다. ‘불 화’(火)와 ‘해 일’(日)이 모두 의미요소다. 召(부를 소)가 발음요소임은 詔(고할 조)도 마찬가지다. 火(불 화)와 ..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36] 德澤(덕택)

德 澤 *베풀 덕(彳-15, 5급) *은덕 택(水-16, 3급) ‘그는 아내의 정성 어린 간호 덕택에 병세가 호전되었다’의 ‘덕택’은 읽기는 쉽지만 뜻을 알기는 힘든다. 무슨 뜻인지를 알자면 한자로 쓴 ‘德澤’이란 두 글자의 속을 쪼개봐야 한다. 한자에는 힌트가 되는 속뜻이 숨겨져 있으니까. 德자가 최초에는 ‘길 척’(彳)과 ‘곧을 직’(直)이 합쳐진 것으로 ‘한 눈 팔지 않고 길을 똑바로 잘 가다’(go straight without looking aside)는 뜻을 나타냈다. 후에 ‘마음 심’(心)이 덧붙여진 것은 ‘도덕심’(a moral sense)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도덕’(morals) ‘덕을 베풀다’(bestow) 등으로도 쓰인다. 悳은 德의 고문(古文)이다. 澤자는 물 표면에 빛이 반사..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35] 利益(이익)

利 益 *이로울 리(刀-7, 6급) *더할 익(皿-10, 4급) 경제학적으로 ‘기업의 결산 결과 모든 경비를 빼고 남은 순소득’이라 정의하는 ‘이익’이란 우리말 한자어는 겉음이 아니라 속뜻을 알아야 한다. 오늘은 ‘利益’이란 두 글자의 속을 쪼개보자. 利자는 벼[禾]를 벨 수 있을 만큼 칼[刀=刂]이 ‘날카롭다’(sharp-edged)가 본래 의미인데, ‘이롭다’(profitable) ‘쓸모’(usefulness) ‘순조롭다’(smooth) 등으로도 쓰인다. 益자는 그릇[皿]에 물[水]이 철철 흘러 넘치는 모양으로 ‘넘치다’(overflow)가 본래 의미였다. 후에 ‘더하다’(grow severe) ‘도움이 되다’(beneficial) ‘더욱’(more) 등으로도 쓰이게 되자, 본뜻은 溢(넘칠 일)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