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1274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19] 徹夜(철야)

徹 夜 *뚫을 철(彳-15, 3급) *밤 야(夕-8, 6급) ‘시간 차이 때문에 올림픽 개막식이 철야로 중계되었다’의 ‘철야’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잘 알자면 표의문자로 고쳐 쓴 ‘徹夜’를 샅샅이 훑어봐야 한다. 한자어 분석력이 사고력을 기른다. 徹자의 원래 글자는 ‘솥 격’(鬲)과 ‘손 우’(又)가 합쳐진 것으로 음식을 다 먹은 뒤에 상을 ‘걷어 치우다’(clear)가 본래 의미였다고 한다. 후에 모양이 크게 달라져서 길 따위가 ‘통하다’(lead to) ‘뚫다’(penetrate)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夜자는 ‘저녁 석’(夕)이 부수임을 알기 어려우니 이 기회에 잘 알아두자. 달빛에 드리운 사람의 그림자 모양이 변화된 것으로, ‘달밤’(a moonlight night)이 본뜻인데, ‘밤’(nigh..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18] 微動(미동)

微 動 *작을 미(彳-13, 3급) *움직일 동(力-11, 7급) ‘두 아이의 커다란 눈동자 네 개가 미동도 않고 선생님을 쳐다본다’의 ‘미동’이란 우리말 한자어는 수박과 같아서 겉으로는 알 수 없으니, ‘微動’이라 바꾸어 쓴 다음에... 微자는 원래 ‘길거리 척’(彳)이 없이 쓰이다가 후에 첨가되었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요소라는 설은 溦(이슬비 미)를 증거로 삼을 수 있다. ‘몰래 행하다’(do secretly)는 본뜻에서 ‘몰래’(secretly) ‘작다’(small; little; tiny) 등으로 확대됐다. 動자는 ‘힘 력’(力)이 부수이자 의미요소다. 重(무거울 중)은 원래 童(아이 동)이 변화된 것으로 발음요소 역할을 하고 있는데, 董(거둘 동)이나 偅(흐리멍텅할 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017] 遠征(원정)

遠 征 *멀 원(辶-14, 6급) *칠 정(彳-8, 3급) ‘원정 경기’란 예문의 경우처럼 ‘먼 곳으로 운동 경기 따위를 하러 감’을 일러 ‘원정’이라 한 까닭을 알자면 ‘遠征’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야 한다. 이유를 알면 속이 시원해진다. 遠자는 ‘(길이) 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길갈 착’(辶)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긴 옷’을 뜻하는 袁(원)은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요소다. ‘멀어지다’(be estranged) ‘멀리하다’(keep at a distance) 등으로 확대 사용되기도 하였다. 征의 본래 글자는 ‘正’이다. 正은 ‘정벌하다’(to attack)가 본래 뜻이었는데, 다른 뜻으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뜻을 더욱 잘 나타내기 위하여 ‘길 척’(彳)이 추가하여 새로 만들어..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16] 兵役(병역)

兵 役 *군사 병(八-7, 5급) *부릴 역(彳-7, 3급) ‘국민으로서 수행하여야 하는 국가에 대한 군사적 의무’를 이르는 ‘병역’은? ➊兵役, ➋兵力, ➌病役, ➍病疫, 답은 ➊번. 오늘은 ‘兵役’을 차근차근 풀이해 보자. 兵자는 ‘무기’(a weapon)를 뜻하기 위해서 무기의 일종이었던 긴 도끼[斤․근]를 두 손으로 잡고 있는[廾․잡을 공]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병사’(a soldier) ‘전투’(a battle) 등의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役자가 본래는 ‘사람 인’(亻)과 ‘창 수’(殳)가 합쳐진 것이었다. 즉 무기를 들고 강제로 동원된 일꾼을 부리는 모습이다(전서 서체에서 亻(인)이 彳(척)으로 잘못 변화됐음). 백성들을 동원하여 강제로 일을 시키던 부역 제도에서 유래되어 ‘부리다..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15] 多彩(다채)

多 彩 *많을 다(夕-6, 7급) *빛깔 채(彡-11, 3급) ‘다채한 복장에 농염한 화장을 한 젊은 여인들의 무리’(유진오의 ‘화상보’)의 ‘다채’에는 소리 정보만 있고, 의미 정보는 없다. 뜻을 알려면 의미 정보가 들어 있는 ‘多彩’에 대해 샅샅이 분석해 봐야 한다. 한글은 음을 잘 알게 하고, 한자는 뜻을 잘 알게 하니까! 多자는 갑골문에 등장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 자형 풀이에 대하여는 정설이 없다. 두 글자가 중첩되어 있기에 ‘중첩된’(duplicated)이란 뜻으로 쓰였고, 다시 ‘많다’(plentiful)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彩자는 ‘빛깔’(a color)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빛 무늬 또는 터럭 무늬를 가리키는 彡(삼)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采(캘 채)는 발음요..

전광진의 '하루한자& 격언'[1014] 語弊(어폐)

사랑은 눈물의 씨앗 語 弊 *말씀 어(言-14, 7급) *나쁠 폐(廾-15, 3급) ‘남의 오해를 받기 쉬운 말’을 일러 ‘어폐’라고 하는 이유를 알자면 ‘어폐’로는 안 된다. 표음문자로 표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표의문자로 ‘語弊’라 옮겨쓴 다음에야 그 속뜻을 하나하나 찾아낼 수 있다. 한글로 표기된 한자어의 속뜻을 알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語자의 言(언)은 ‘말’을 뜻하는 의미요소다. 吾(오)가 발음요소임은 圄(옥 어)도 마찬가지다. 弊자의 敝(폐)는 ‘헤어진 옷’(tattered wear)을 뜻하는 것이며, 그것이 아까워 두 손으로 움켜지고(廾․받들 공)있는 것이 바로 弊자다. 그러니 敝는 의미와 발음을 겸하는 요소이고, 廾(공)은 순수 의미요소다. ‘헤져 떨어지다’(get tattered) ‘낡다..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013] 才幹(재간)

才 幹 *재주 재(手-3, 6급) *재능 간(干-13, 3급) ‘그는 여러 방면에 재간이 있는 사람이다’이란 문장에서 핵심 어휘인 ‘재간’은? ➊再刊, ➋再揀, ➌才幹, ➍財慳. 답은 ➌번. 오늘은 ‘才幹’이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알아본다. 우리말 한자어 능력이 높아야 모든 과목 공부를 잘하게 된다. 모든 과목 교과서에 한자어가 석류알처럼 송송 박혀 있기 때문이다. 才자는 새싹[丿]이 땅[一] 거죽을 꿰뚫고[丨]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것으로 ‘돋아나다’(spring up)가 본뜻이었다. 후에 材(재목 재)자를 대신하여 ‘재능’(talent) ‘재주’(skillfulness)같은 뜻으로도 쓰이자 급기야 ‘재주 재’라는 훈이 붙여졌다. 幹자의 본래 글자는, 담 곁에 세워진 나무 ‘기둥’(a pillar)을 뜻..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012] 幕間(막간)

幕 間 *막 막(巾-14, 3급) *사이 간(門-12, 7급) ‘어떤 일의 한 단락이 끝나고 다음 단락이 시작될 동안’을 뜻하는 ‘막간’이란 한자어는 ‘幕間’의 속뜻을 알면 왜 그런 뜻으로로 쓰이는지 금방 이해가 잘 된다. 속뜻이 풀이되어 있는 국어사전은 이해력, 사고력, 창의력의 바탕이 된다. 幕자는 ‘천막’(a tent)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수건 건’(巾)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莫(없을 막)은 발음요소다. ‘첫막’(the opening act), ‘군막’(barracks), ‘장막’(a tent)같은 낱말의 한 구성 요소로 쓰인다. 間자는 閒(간/한)의 속자였다. 閒은 밤에 대문짝(門) 틈으로 비치는 달(月)빛을 본뜬 것으로 ‘틈’(an opening)이 본뜻인데, ‘사이’(between) ‘동안’(..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11] 精巧(정교)

精 巧 *쓿을 정(米-14, 4급) *예쁠 교(工-5, 3급) ‘보석을 정교하게 가공하다’의 ‘정교’는? ➊庭敎, ➋情交, ➌政敎, ➍精巧. 답은 ➍번. 오늘은 ‘精巧’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풀이하며 사고력을 높혀보자. 한자어 분석이 이해력, 사고력, 창의력을 높여 준다. 精자는 ‘곱게 잘 쓿은 쌀’(polished rice)이란 의미이니 ‘쌀 미’(米)가 의미요소이고, 靑(푸를 청)이 발음요소임은 情(뜻 정)과 靖(편안할 정)도 마찬가지다. ‘자세하다’(detailed) ‘정성을 들이다’(sincer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巧자는 ‘솜씨’(skill)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장인 공’(工)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ㄎ는 발음요소였다. 후에 ‘말솜씨’(a talent for speaking) ‘약삭빠름’..

전광진의 '하루한자&격언'[1010] 尙存(상존)

尙 存 *아직 상(小-8, 3급) *있을 존(子-6, 4급) ‘이 땅에 상존하는 일제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의 ‘상존’이 뭔 말인지 아리송하다면 우리말 한자어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오늘은 ‘尙存’이란 한자어를 풀이해 보자. 한자어도 우리말 어휘의 일종이다. 尙자는 ‘적을 소’(小)가 부수이지만 의미와는 상관이 없다. ‘더하다’(increase; gain)가 본뜻인데 ‘나눌 팔’(八)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向(향할 향)이 발음요소임은 恦(생각할 상)도 마찬가지다. ‘높이다’(ennoble) ‘받들다’(respect)는 뜻으로도 쓰인다. 存자는 ‘才 + 子’의 구조인데, 이것이 원래는 ‘(아이를) 불쌍히 여기다’(feel pity for)는 뜻이었으니 ‘아이 자’(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才(재주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