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까.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중국 금융인은 성어 두 개로 답한다. 설중송탄(雪中送炭)은 안 되며 금상첨화(錦上添花)여야 한다고.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탄(炭)을 보내듯 곤경에 처한 이에게 돈을 빌려주는 건 곤란하단다. 떼일 염려 때문이다. 대신 비단에 꽃을 보태 더 아름답게 하듯이 우량 기업에 자금을 빌려줘 원금 안전도 지키고 이자도 챙기는 게 상책이란 이야기다. 농반진반(弄半眞半) 말 속에 팍팍한 삶의 논리가 담겼다. 금상첨화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하나로 꼽히는 왕안석(王安石)의 칠언율시(七言律詩)인 즉시(卽詩·즉흥시)에 나오는 글귀다. ‘…좋은 모임에 잔 속의 술을 비우려는데(嘉招欲覆盃中) 고운 노래는 비단 위에 꽃을 더하는구나(麗唱仍添錦上花)…’. 여기에서 금상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