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7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7.비교(比較)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7.비교(比較)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3. 30. 17:36 중국 고대의 수레 모습이다. 요즘 승용차와 같은 역할이다. 수레 손잡이를 가리켰던 글자에서 '비교'라는 한자 낱말이 나왔다. 중앙일보 재직 때 썼던 한자칼럼을 다시 매만져 소개한다. 무엇인가를 고를 때 이 행위에 뛰어나야 좋다. 이리 저리 대상을 따져보고 다른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견줘보는 일, 한자 낱말로 적자면 비교(比較)다. 견주는 행위 비(比)는 의미가 명확한 한자다. 문제는 교(較)다. 두 글자 모두 동사의 의미로 변했지만, 較(교)는 원래 수레(車)의 부속품을 뜻했다. 이 글자의 뜻풀이를 두고 다소 혼란이 없지 않다. 그러나 較가 수레에 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6.추기(樞機)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6.추기(樞機)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3. 23. 15:44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에 있는 가톨릭 성지 절두산 공원의 김대건 신부 좌상이다. 요란하고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잠시 나를 되돌아볼 만한 장소다. 중앙일보에 있을 때 ‘한자 칼럼’을 통해 소개했던 글이다. 가톨릭의 고위 성직인 추기경(樞機卿)의 직함을 생각해 보면서 쓴 내용이다. 가톨릭의 추기경은 교황을 선출하는 권한을 지닌 중요한 직위다. 교황을 선출하는 일 외에 교황청 내의 성성(聖省)과 관청의 장관직을 맡는다. 교황이 가톨릭의 상징이라면 추기경은 그 아래에서 각종 행정과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가톨릭의 실제적인 운용에 있어서 핵심을 이루는 자리다. 그 추기경은 영어로 카디널(card..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5.신진대사(新陳代謝)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5.신진대사(新陳代謝)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3. 16. 16:36 올해도 어김없이 꽃은 피어났다. 서울 남산 남쪽 자락에 조금 일찍 자라난 개나리다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문장 가운데 즐겨 읽는 작품이 하나 있다. 복숭아와 오얏꽃 피는 봄날 열린 흥겨운 잔치자리에서 나온 글이다. 이름은 다. 봄의 흥취가 넘치는 파티에서 적는 글이라는 뜻이다. 그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무릇 하늘과 땅은 만물이 거쳐 가는 여관이요, 시간은 영겁을 지나는 손님(夫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者百代之過客).” 또 맞이하는 봄날의 잔치에서 그가 생각하는 세상과 삶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봄은 만물이 돋는 계절이다. 그래서 움이 터서 무엇인가 자라난다는 뜻의 ‘발생(發生..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4.구설(口舌)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4.구설(口舌)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3. 9. 14:52 입과 혀를 가리키는 낱말이 구설(口舌)이다. 세 치 혀 잘못 놀려 패가망신하는 사례는 동서고금에 참 많다. 재앙은 입에서 비롯한다는 말도 있다. 입이 있고, 목구멍의 혀가 있으며, 날숨이 있어 사람의 말은 사회적 형태를 띠며 꾸준하게 나온다. 생각과 관념은 머리에서 뭉쳐졌다가 발음 기관의 편의에 힘입어 말로 나와 다른 이에게 전해진다. 그럼에도 입이 있고, 목구명의 혀가 있으며, 날숨이 있다고 해서 말을 마구 하면 곤란하다. 말이 일으키는 재앙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남의 감정을 해치고, 다른 이의 마음을 뒤집는다. 급기야 조그맣게는 주먹다툼, 크게는 총칼로 상대를 없애는 지경에까지 닿는다. 그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3.여울, 탄(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3.여울, 탄(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3. 2. 15:58 경사를 이루면서 토사와 자갈 등이 많이 쌓여 물 흐르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곳이 여울이다. 한자로는 灘(탄)으로 적는다. 요즘 복귀한 가수 한 사람이 눈길을 끈다. ‘개여울’이라는 노래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정미조다. 이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노랫말이 참 아름다워서다. 작사자는 서정시로 이 땅 위의 숱한 사람들 심금을 울렸던 김소월이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2.춘수(春水)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2.춘수(春水)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2. 24. 16:41 오대십국 시절 남당(南唐) 마지막 군주이자 최고의 문학적 재능을 뽐냈던 이욱(李煜)의 초상이다. '봄물'을 읊은 노랫말이 아주 유명하다. 봄이 오면 물이 풀린다. 차가운 기운을 잔뜩 머금었던 흙에서, 그리고 바위에서 물은 조금씩 풀려 땅을 적시기 시작한다. 그저 순우리말로 ‘봄물’이라 표현하면 딱 좋다. 그에 상응하는 한자 낱말이 춘수(春水)다. 이 말을 써서 사람들의 심금을 크게 울린 이가 있다. 오대십국(五代十國) 때 남당(南唐)의 마지막 군주 이욱(李煜)이다. 그는 북송(北宋)에 패망해 포로로 잡혀 지낸 세월이 3년여에 이른다. 그는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君主)의 신분으로서는 가장 높은 문학성..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1.조야(朝野)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1.조야(朝野)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2. 17. 16:03 1950년 벌어진 6.25전쟁으로 잿더미처럼 변한 광화문 옛 중앙청 앞 서울 도심의 광경이다. 내부의 혼란이 전쟁을 부르는 법이다. 안보에 관한 경각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제법 많이 썼던 낱말이 조야(朝野)다. 이 단어의 맥락을 타고 나온 요즘의 용어가 여야(與野)다. 여당과 야당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의 조야는 권력을 행사하는 조정(朝廷)과 그 외곽에서 권력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야인(野人)이라는 단어의 합성이다. 이런 단어의 흐름은 옛 동양사회의 행정 구역에 관한 명칭을 살펴야 잘 이해할 수 있다. 춘추시대에 앞선 주(周)나라 때를 보면 이렇다. 권력이나 행정의 힘이 존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0.설욕(雪辱)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0.설욕(雪辱)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2. 3. 13:57 눈이 가득 내린 남산의 산책로 모습이다. 눈은 순백과 청결의 이미지로부터 '씻다' '씻어내다'의 동사적 의미를 얻었다. 설욕(雪辱)이라는 한자 낱말이 그 좋은 예다. 눈이 애꿎다 할 것이다. 순백의 이미지로 청결함을 상징하는 제가 욕됨을 씻는다는 ‘설욕(雪辱)’이라는 낱말에 등장하니 속이 상할 법하다. 이 겨울 서울 등 중북부 지역에서는 눈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내린 눈이 워낙 적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겨울이 이제 다 갈 무렵에 새삼 눈을 떠올려본다. 구름에 섞인 물의 기운은 날씨가 차갑지 않을 경우 비로 내린다. 반대로 어느 정도 이하의 기온에 도달하면 얼어버린 결정체로 땅에 닿는다. 그를 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39.부침(浮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39.부침(浮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 27. 13:40 먼 바닷길을 가는 배가 남기는 거품이다. 부력을 바탕으로 동력을 곁들여야 배는 먼 물길을 무사히 건널 수 있는 법이다. 물에 뜨는 모습이나 행위, 그 반대로 물에 가라앉는 일을 함께 이를 때 부침(浮沈)이라는 말을 쓴다. 보통은 물에서 이뤄지는 모습이나 일이지만 그 환경은 그저 물에 그치지 않는다. 공기 중에서도 마찬가지고, 인생살이라는 개념적인 공간에서도 뜨고 가라앉음은 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이 말은 자주 사용한다. 앞 글자 浮(부)의 초기 형태는 물가에서 어린아이의 머리를 누군가 잡고 있는 모습이라고 푼다. 따라서 이 글자의 새김은 어른이 아이에게 헤엄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뜻이었으리라고 추정..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38.지하철 한자 여행 2호선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38.지하철 한자 여행 2호선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1. 20. 13:48 유광종의 『지하철 한자 여행』 시리즈 제 한자 칼럼을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오늘 칼럼은 ‘광고성’ 내용으로 대신합니다. 우선 그 점을 용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지하철 한자 여행』 시리즈 둘째 책을 냈습니다. 2014년 1호선에 이어 이번에는 2호선을 펴냈습니다. 40개 역명에 묻혀 있는 한자 이야기들을 펼쳤습니다. 한자는 공자님과 맹자님의 거룩한 말씀과는 또 다른 숱한 사람들의 눈물과 기쁨, 바램, 초조와 불안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 점에 주목하면서 펴낸 책입니다. 우리의 한자와 전통 중국의 한자가 지닌 연결 고리를 찾는 데도 힘을 모았습니다. 겉모습의 딱딱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