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7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7.애로(隘路)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7.애로(隘路)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11. 4. 16:26 먼 곳에 이르는 크고 넓은 길의 모습이다. 중국 간쑤성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향하는 길의 모습이다. 중앙일보 재직 때 선배 조용철 기자로부터 얻은 사진이다. 오고가는 길에서 우리는 인생의 굴곡과 파란을 떠올리곤 한다. 우리가 걷는 인생의 길에는 비바람이 자주 닥친다. 생각지 못했던 장애도 생기고, 큰물을 만나 망연해질 때도 있다. 그래서 길에 관한 사고는 퍽 발달해 있다. 한자 세계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오늘은 길에 관한 몇 가지 한자 표현을 살펴보자. 대표적인 한자는 도로(道路)다. 앞의 道(도)는 조금 추상적이다. 사람의 머리를 가리키는 首(수)라는 글자가 들어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6.한기(寒氣)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6.한기(寒氣)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10. 28. 16:17 10월 27일 비 갠 뒤의 남산 산책길. 비에 젖어 떨어진 낙엽들이 깊어가려는 가을의 움직임을 조용히 알려주고 있다. 이제 가을이 깊어질 모양이다. 벌써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한 낮의 볕 바른 곳에서는 더위가 조금 남아 있어도 응달에 들어 바람까지 맞으면 제법 시리고 차갑다. 더위 가시고 찾아드는 추위, 한자로는 寒來暑往(한래서왕)이라는 말로 곧잘 표현한다. 날씨의 흐름에서 더위 물리고 추위 맞는 일은 세월의 지나감을 뜻한다. 오래 머물 것 같던 여름날의 무더움, 또 모질게 버틸 듯 여겨졌던 한 겨울의 추위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다. 그렇게 구름처럼 시간은 흐르고, 우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5.탐심(貪心)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5.탐심(貪心)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10. 21. 17:09 포청천(包靑天)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물이다. 본래 성과 이름은 포증(包拯)이다. 중국 역사속 가장 대표적인 탐관오리 척결형 관료다. 북송 시기의 대신으로 권력형 부조리들을 제거해 민간에서 명성이 높았다. 요즘 제 분수 바깥의 돈이나 재물 등을 탐내 욕을 불러들이는 사람이 제법 많다. 그런 행위의 바탕을 이루는 마음이 바로 탐심(貪心)이다.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들어서는 법이지만 얼마나 그를 억제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됨됨이가 가려진다. 중앙일보에 재직 할 때 썼던 칼럼을 다시 손질해 소개한다. 많이 먹으면서 그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식탐(食貪)이 있다고 한다. 이성(異性)을 밝히면서 제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4.학창(學窓)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4.학창(學窓)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10. 14. 16:48 그가 세상을 뜨기 전에 어린 아들에게 남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먼 곳에 이를 수 없다"는 말은 배움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자세가 중요한지를 크게 일깨운다. 예전의 칼럼을 다시 손질해 적는다. 집에 난 창을 통해 우리는 바깥을 살핀다. 그러나 각자 향하고 있는 방위에 따라 창문은 느낌을 달리 한다. 동녘의 창에서 사람은 여명(黎明)의 아스라함을 느낀다. 북쪽의 창가는 세사(世事)로 번잡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서늘함을 준다. 햇볕 따사로운 남향의 창에서는 삶의 온기를 맛볼 수 있다. 해 질 무렵의 서쪽 창가는 찬연한 노을과 함께 ‘사라지는 것’의 장엄함을 던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3.전략(戰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3.전략(戰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10. 7. 16:29 유방을 도와 한(漢)나라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장량의 초상이다. 중국의 장구한 전쟁사에서 전략적 안목이 매우 뛰어났던 인물로 꼽힌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자주 사용한다. 우선 영어 strategy의 번역어라고 볼 수 있지만, 낱말 자체의 쓰임은 동양 고전에서도 자주 있었다. 단어를 이루는 앞 글자 戰(전)은 싸움, 다툼, 나아가 큰 규모의 전쟁도 일컫는다. 새삼스레 풀 필요가 없을 정도다. 다음 글자 略(략)에 눈길이 간다. 땅과 밭, 나아가 경계와 변경을 의미하는 田(전)과 무기를 쥐고 남을 공격하는 各(각)이 합쳐졌다. 동양 고전에서는 남의 재물을 빼앗는 행위에 侵(침)을 썼고, 다..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2.표준(標準)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2.표준(標準)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9. 30. 16:37 고대 중국에서 사물의 체적을 재는 데 썼던 양기(量器)다. 국가 운영의 틀에 해당했던 도량형의 하나다. 표준과 질서, 원칙과 기준의 확립과 유지는 오늘날의 국가 운영에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일이다. 우리의 일상 쓰임새가 퍽 많은 낱말이다. 표준(標準)의 앞을 이루는 글자 標(표)는 일반적인 뜻풀이가 ‘나뭇가지 끝’이다. 나무의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는 가지 끝이라고 보면 좋다. 뒤의 準(준)은 평면을 이루는 물, 즉 수면(水面)이다. 적어도 한자 초기의 모양새를 무시한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자의 초기 모습을 보면 조금 다르다. 標(표)는 나무를 뜻하는 木(목)과 무엇인가를 적어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1.달님, 月(월)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1.달님, 月(월)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9. 23. 17:06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 자라났던 남원의 광한루 모습이다. 이 누각의 명칭은 원래 넓고 차가운 곳, 즉 달을 가리키는 데서 나왔다. 추석을 맞아 달의 명칭을 살펴봤다. 혹시 춘향이가 이몽룡을 만나 사랑을 속삭였던 곳이 어딘지를 기억하시는지? 바로 광한루(廣寒樓)다. 남원에 있는 이 누각이 조선의 세종 때 처음 지어지면서 얻은 이름은 광통루(廣通樓)였으나, 얼마를 있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광한(廣寒)은 처음 그 이름을 개명한 정인지(鄭麟趾)가 현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전설 속에 나오는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라는 명칭에서 힌트를 얻어 지었다고 한다. 전설의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0.천고마비(天高馬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20.천고마비(天高馬肥)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9. 16. 16:18 지난 9월15일 서울 남산타워를 중심으로 찍은 가을 하늘이다. 부쩍 높아진 하늘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 완연한 가을이다. '천고마비'라는 성어의 다른 속뜻, 그에 견줘 북한의 도발을 생각해봤다. 가을이라는 계절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어다. 하늘(天)은 높아지고(高), 말(馬)은 살찐다(肥)의 엮음이다. 다음을 이루는 성어는 등화가친(燈火可親)이다. 등불(燈火)을 가까이(親) 할 만 하다(可)의 구성이다. 그러니 어쩔까. 좋아진 날씨에 책을 열심히 읽으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와 일본의 버전이다. 원래의 이 성어는 살벌한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을이 오면 기온이 크게 내..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9.명월(明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9.명월(明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9. 9. 17:24 북송의 유명한 문인 소식(蘇軾)의 초상이다. 호를 붙여 소동파(蘇東坡)라고도 부른다. 라는 곡명의 사(詞)에서 본문에 적은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예전에 썼던 칼럼을 조금 더 손질해 소개한다. 가을이 어느덧 곁에 왔다. 한 결 높아져 맑기까지 한 하늘을 요즘 자주 본다. 그래서 가을을 대변하는 몇 가지 중에 달은 늘 꼽힌다. 밝기가 그지없어서 명월(明月)로 적거나, 가을 달이라고 해서 추월(秋月)로도 부른다. 그 가을 달을 읊은 아름다운 노래가 있다. 중국의 노래방을 갈 때 가끔 부른다. 덩리쥔(鄧麗君) 등 내로라하는 유명 중국 가수들이 불렀던 ‘그저 이 삶이 오래 이어졌으면(但願人長久)’이라는 노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8.중국(中國)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8.중국(中國)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9. 2. 16:17 지금 중국이라는 호칭은 원래 성 안, 성을 지닌 조그만 나라라는 의미였다. 그 전에는 다양한 호칭으로 불렸다. 그 중 하나가 중국 땅을 아홉으로 나눈 九州(구주)다. 요즘 전승절 행사로 들썩이는 중국이 단연 화제다. 세계의 강대국으로 부상한 모습을 군사 퍼레이드로 펼쳐 보이려는 중국, 전략적인 이해 조정에 바쁜 우리사회의 분위기도 그에 한 몫 한다. 그래선지 중국이라는 나라 이름에 새삼 눈길이 간다. 지금 나라 이름인 中國(중국)은 앞 회에서 설명했듯이 원래는 성의 안쪽, 또는 성을 지닌 작은 국가라는 뜻이었다. 그에 앞서 등장한 명칭은 다양하다. 우선 赤縣(적현)이 보인다. 진시황이 출현하기 훨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