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酒道 조선일보 입력 2002.04.03 20:28 신임 검사들을 위한 실무지침 가운데 지켜야 할 주도(酒道)가 들어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얼마나 마시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마시느냐가 문제라 전제하고 상사부터 차례로 술을 권한다, 상사에게는 두 손으로 권한다, 건배를 할 때에는 자신의 잔을 낮춘다는 등이 그것이다. 서양의 주도(酒道)가 수평사고에 뿌리를 두었다면 한국의 주도는 수직사고에 뿌리 박았다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굳이 주도를 가르쳐서가 아니라 은연중에 몸에 익혀 내렸는데 마을 사람들이 상하 가림없이 참여했던 향음(鄕飮)의 주법이 수직적으로 돼있었기 때문이다. 마을 단위로 날을 잡아 학덕있는 분이나 나이 많은 분을 주빈으로 상석에 모시고 신분이나 벼슬 그리고 평민이면 나이순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