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5905

[기자의 시각] 사기꾼들의 구호 ‘검찰 개혁’

[기자의 시각] 사기꾼들의 구호 ‘검찰 개혁’ 박국희 기자 라임자산운용 배후 전주(錢主) 김봉현씨 문자 메시지에서 자꾸 청와대가 튀어나온다. 김씨는 작년 5월 26일 지인과 문자에서 “내가 경비 아끼는 사람이던가. 금감원이고 민정실이고 다 내 사람”이라고 했다. 6월 5일에는 “민정수석, 정무수석 라인을 타고 있다”고 했다. 6월 28일에는 “라임을 내가 인수할 건데 BH(청와대)에서 전문가 팀이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 사기꾼이 대개 권력자와 친분을 입에 달고 산다지만 저 문자들은 김씨가 지인들과 나눈 일상 대화라는 점에 의미가 다르다. 허세일 수도 있지만 검찰의 칼날이 김씨 목을 조이고 있지도 않은 시점이라 단순 허풍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다. ‘어마무시하게 로비를 한다’는 김씨의 행태는 이미 드러났다..

新聞column 2020.10.26

윤석열 때린 이낙연, 15년전엔 "정치인 장관 수사지휘는 잘못"[출처: 중앙일보]

김효성 기자 한영익 기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왼쪽)는 취임 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을 삼갔다. 대신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사실상 총대를 맸다. 하지만 22일 법사위 이후 이 대표의 직접 비판 목소리가 커졌단 분석이다. [연합뉴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라는 말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누구의 통제도 안 받겠다는 선언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어제 대검 국감을 통해 검찰의 민주적 통제는 더욱 절실해졌다”며 “검찰 스스로 잘못을 고치기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했다. “그래서 공수처는 더 시급해졌다. 법사위는 이후의 입법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시기 바란..

新聞column 2020.10.24

[터치! 코리아] 잡스라면 요즘 어떤 사무실을 그렸을까

1단계 되고 재택 끝낸 직장인 자리 지키는 근태 문화는 그대로 해외선 사무실 리디자인 화두 ‘열린 사무실’ 가고 효율 생각 김미리 기자 “어디야?” 외근할 때 전화해서 다짜고짜 위치 묻는 상사가 있었다. 의문으로 가장했을 뿐 ‘노는 거 아니냐’는 의심, ‘빨리 사무실 들어와’라는 명령이 괄호 속에 있었다. 사무실이 바이러스 집결지라는 혐의를 받는 코로나 시대, 이런 풍경은 아득한 추억이 됐다. 집에서 아이를 보며 재택근무하는 여성./게티이미지 코리아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낮춰지면서 대부분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끝냈다. 본격적인 사무실 실험은 지금부터다. 그런데 ‘일의 베이스캠프는 사무실’이란 통념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대기업 다니는 지인은 “재택 권장이 살아있지만 ‘오랜만에 다 모이니 좋..

新聞column 2020.10.24

검찰 출신 김종민 "미친무당 작두타듯 秋 칼춤···박순철 희생"[출처: 중앙일보]

배재성 기자 김종민 변호사가 지난 7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의원 공부모임 '금시쪼문'에서 공수처 설치 문제점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 김종민 변호사가 22일, 박순철 서울 남부지검장 사의 표명한 것과 관련해 "충격이다”며 법무부장관의 ‘검찰 흔들기’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고의 검사장 한명이 미친 무당이 작두타기 하듯 검찰을 흔들어대는 법무장관의 칼춤에 희생된듯 하여 너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 잘 안다”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실력이 탁월했으며 검사 검찰총장 표창, 법무부장관 표창에 성균관대에서 금..

新聞column 2020.10.23

[이상언의 시시각각] 똥개를 원하는가[출처: 중앙일보]

이상언 기자 이상언 논설위원 책을 읽다가 ‘불복종 훈련’을 알게 됐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에게 견주의 지시를 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 즉 때에 따라서는 주인의 말을 따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닥쳐오는 위험을 알아채지 못하고 앞으로 가려 할 때 안내견이 견주 의향과는 다르게 멈춰 서며 꼼짝도 안 하거나 뒤로 물러나는 행동으로 신호를 보내도록 하는 훈련이다. 안내견이 자기를 보호하면서 주인도 지키게 하는 그야말로 스마트 교육이다. 주인에게 닥쳐올 위험 방지하는 안내견의 ‘지적 불복종’ 막으면 결국 개와 주인 모두가 불행하다 어떻게 개가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일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신규돌 훈련사에게 물어봤다. 요약하면 이렇다. 훈련사가 횡단보도 앞에 서서 안내견의 이름을 부..

新聞column 2020.10.23

[중앙시평] 테스형, 도시는 왜 이래[출처: 중앙일보]

서현 건축가·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시속 23.8㎞. 한강공원의 자전거 속도겠다. 변속기어 장착하고 쫄바지를 걸쳤는데 이 속도면 느리다고도 해야겠다. 그런데 이게 백 마리 넘는 말들이 힘을 합쳐 뛴 속도다. 서울시 자동차 평균 주행 속도.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자동차 수백 마력 엔진으로 마차 속력 연료와 시간 낭비의 도시구조 실시간 연동 도시 시스템 필요 2019년 서울시 등록 자동차는 312만대다. 그중 승용차가 267만대다. 일상으로 접하는 그 승용차의 정체를 가정하자. 배기량 2000cc의 현대 쏘나타라면 큰 무리는 없겠다. 이게 160마력짜리 마차다. 그렇다면 지금 서울시에 4억 3천만 마리의 말이 뛰어다니는 중이다. 서울시는 전체 자동차 운행 거리 통계도 알려준다. 이걸로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

新聞column 2020.10.23

[사설] 당내 이견 하나 포용 못하는 거여의 독선·오만[출처: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어제 탈당했다. 그는 ‘민주당을 떠나며’란 글에서 “당의 징계 재심 뭉개기 외에도 편 가르기로 국민을 대립시키고 내로남불, 말 뒤집기 행태에 절망했다”며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공수처 설치 법안에 찬성 당론과 달리 기권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뒤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당은 4개월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않은 상태다. 그의 탈당과 마지막 쓴소리엔 ‘잘했다. 어차피 그 당은 안 바뀐다’는 반응이 많다. 탈당의 변도, 넘치는 응원과 지지의 글도 모두 민주당이 새겨들어야 할 마땅한 지적이다. 금태섭 탈당에 “큰 의미 모르겠다”는 민주당 “내 생각만 옳다”던 전 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지금 정권이 출범할 때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우리 이..

新聞column 2020.10.23

[특파원 리포트] 해고 쉬운 복지천국 스웨덴

파리=손진석 특파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선임이코노미스트 한 명에게 회원국 두 곳의 경제 분석을 맡긴다. 한국을 들여다보는 크리스토프 앙드레씨는 스웨덴도 함께 담당한다. 파리 시내 OECD 본부에서 앙드레씨를 만났을 때 스웨덴에 비해 한국이 특히 부족한 게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한국은 노동 인력 배치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앙드레씨는 “스웨덴은 직업을 보호하지 않고 사람을 보호한다”고 했다.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사회 변화에 따라 저물어가는 직업군은 소멸되도록 유도하고, 사람들은 새로운 분야로 옮겨 일하는 방식이 체계화돼 있다는 뜻이다. 특정 직업군이 ‘철밥통’으로 고여 있지 않도록 막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프 앙드레 OECD 이코노미스트. 그는 한국..

新聞column 2020.10.23

[만물상] ‘백신 공포’

[만물상] ‘백신 공포’ 박은호 논설위원 백신의 원리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도 나온다. “감염병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은 같은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적었다. 2400년 전에 쓴 면역 효과 기록이다. 15세기 중국에선 원시적인 예방 접종이 등장했다. 천연두 환자의 각질을 긁어내 다른 사람의 코에 발랐다. 그런데 환자의 바이러스가 그대로 옮겨지면서 건강한 사람까지 많이 죽어나갔다. ‘백신’ 부작용이라고 할까. ▶몸에 넣는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약하거나 없어야 백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200년 전 제너의 천연두 백신, 165년 전 파스퇴르의 광견병 백신이 이런 원리로 최초 개발됐다. 그러나 백신 사고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1955년 미국에선 소아마비 백신을 맞은 어린..

新聞column 2020.10.23

[동서남북] ‘총알 배송’의 그림자

이위재 기자 지난 5월 집에서 자다가 갑자기 숨진 C사 소속 택배 기사 정모(42)씨는 8년 차 기사였다. 매일 14~15시간씩 일평균 400여개를 날랐다고 한다. 주 6일 70시간 넘게 일하면서 가장의 책임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에겐 초등생·유치원생 자녀가 있었다. 세상을 떠난 날은 5월 4일. 다음 날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 나들이를 계획한 상태였다. 사인은 과로사로 추정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택배 기사들은 하루 평균 12.7시간, 월평균 25.6일을 일하고 월 순수입 302만원을 올리고 있었다. 22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칸 영화제 감독상을 두 번 받았던 켄 로치의 최신작 ‘미안해요 리키’는 영국 택배 기사의 삶을 다뤘다. 원..

新聞column 2020.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