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咀呪는 남의 불행이나 액운을 기원하는 말이다. 타인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불가능할 때, 사람들은 咀呪라는 보다 우회적이지만 위협적인 방식을 택한다. 咀는 의미부인 口(입 구)와 소리부인 且로 구성되었다. 且는 갑골문(왼쪽 그림)에서 男根(남근)의 모양인데, 이는 부권사회가 확립됐던 시절의 남성 숭배를 의미하며, ‘조상’이 원래 뜻이다. 하지만 且가 ‘또’라는 부사어로 가차되어 쓰이자 且에다 제단을 그린 示(보일 시)를 더한 祖로 ‘남근(且)에 대한 숭배(示)’를 더욱 형상적으로 그려냈다. 그래서 且로 구성된 글자에는 ‘조상신’이라는 의미가 깊숙하게 스며 있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예컨대 助는 조상(且)의 힘(力·력)을 빌려 ‘도움을 받다’라는 의미요, 沮(막을 저)나 阻(험할 조)는 조상(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