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 149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2>대장부당여차(大丈夫當如此)

大:큰 대 丈:어른 장 夫:지아비 부 當:당할 당 如:같을 여 此: 이 차 건달에서 황제가 된 유방이 수도 함양에서 진시황의 행차를 보고 자신의 포부를 한탄조로 한 말로 사기 ‘고조본기’에 나온다. 사마천에 의하면, 유방(劉邦)은 패현(沛縣) 풍읍(豊邑) 중양리(中陽里) 사람으로 성은 유(劉)이고, 자는 계(季)이다. 유방은 코는 높고 얼굴은 용을 닮았으며 수염이 멋지고 왼쪽 넓적다리에는 검은 점 일흔둘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됨이 어질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베풀기를 좋아했으며 성격이 활달했다. 외상으로 술 마시는 것을 즐겼으며, 취하면 아무 데나 드러누웠는데, 그의 몸 위에 늘 용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게다가 유방이 술을 마시며 머물 때마다 술이 몇 배씩이나 더 팔렸으므로 주점에서..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3>위고금다(位高金多)

位: 자리 위 高: 높을 고 金: 쇠 금 多: 많을 다 출세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사기 ‘소진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백수였던 소진이 우여곡절 끝에 합종을 성공시키고 6개국의 재상이 되자 천하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소진은 북쪽으로 조趙나라 왕에게 일의 경과를 보고하러 가는 길에 낙양을 지나게 되었다. 짐을 실은 수레가 끝도 없이 펼쳐졌으며, 제후들마다 소진을 모시려고 사신을 보내오기도 하고 전송하는 자가 많아 군주의 행차에 견줄 만할 정도였다. 옛날, 자신을 그토록 무시했던 주周나라 현왕(顯王)도 이런 소문을 듣고 두려워 소진이 지나가는 자리는 깨끗이 쓸도록 하고 교외까지 사람을 보내 맞이하고 위로하도록 했다. 때마침 그는 형님 집 앞을 지나면서 옛 생각이 나 잠시 들러 보기로 했다. 그런데 늘 자신..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4>세고익위(勢高益危)

勢: 권세 세 高: 높을 고 益: 더할 익 危: 위태로울 위 권력에 다가설수록 더욱 위태롭다는 말로, 겸허하게 처신해야만 명철보신(明哲保身)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전국시대 초나라 때의 중대부 송충(宋忠)과 박사 가의(賈誼)가 시장에서 점을 치면서 숨어 사는 현자(賢者) 사마계주(司馬季主)를 찾아갔다가 질타를 받고 탄식하며 내뱉은 말이다. 조정의 권력에 몸담고 있던 이들은 천하의 원리를 담은 ‘주역’에 통달한 이 가운데 조정에 천거할 사람이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 나섰다가 시장을 들르게 되었다. 현달한 이를 수소문하니 사마계주라는 자가 서너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시장 한구석에 자리를 내어 한가롭게 점을 봐주는 일로 소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데 음양과 일월성신의 운행, 길..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5>군주인수(君舟人水)

君: 임금 군 舟: 배 주 人: 사람 인 水: 물 수 군주와 신하의 긴밀한 협력과 상호 존중을 의미하는 말로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오는 말이다. ‘정관정요’는 당나라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태종 이세민(李世民)의 정치 철학을 기본 내용으로 한 정치토론집 같은 성격의 책이다. 이 책의 첫머리만 보더라도 당태종이 얼마나 백성의 관점에서 정치를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다. “군주의 도리는 먼저 백성을 생각하는 것이오. 만일 백성들의 이익을 손상시켜 가면서 자기의 욕심을 채운다면, 마치 자기 넓적다리를 베어 배를 채우는 것과 같아서 배는 부를지언정 곧 죽게 될 것이오. (중략) 또 만일 군주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한마디라도 한다면, 백성들은 그 때문에 사분오열할 것이고, 마음을 바꾸어 원한을 품고 모반하..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6>이모취인(以貌取人)

以: 써 이 貌: 얼굴 모 取: 취할 취 人: 사람 인 외모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말로 사마천이 공자의 탄식을 인용하여 장량(張良)이란 자를 두고 한 말이다. “용모로써 사람을 취한다면 나는 자우에게 실수했다(以貌取人, 失之子羽). 사기 ‘유후세가’” 장량의 능력이 그의 곱상한 외모에 의해 오히려 과소평가될 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거론된 자우는 공자보다 39세 아래로 너무나 못생겨서 공자는 그가 가르침을 받으러 왔을 때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가르침을 받은 뒤 물러나 덕행을 닦는 일에 힘썼으며, 공적인 일이 아니면 경대부(卿大夫)들을 만나지 않았으며 그를 따르는 제자만 해도 300명이나 되었다는 것이다. 장량은 청빈하고 고결한 성품을 지녔으며 고조를 도와 군대의 ..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7>위정이덕(爲政以德)

爲: 할 위 政: 정사 정 以: 써 이 德: 덕 덕 도덕과 예교로 정치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공자가 논어 ‘위정’ 편 첫머리에서 한 말이다. “정치를 덕으로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북극성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다른 모든 별이 함께 그를 떠받들어 도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 이 말은 ‘위정’ 편의 핵심으로 바로 이 편의 세 번째 문장의 말과 긴밀하게 연계된다. 즉 “정령(政令)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고도 부끄러움을 모른다. 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잘못을’ 바로잡게 된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이 문장에서 ‘격(格)’은 규정을 엄격하게 준..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8>병입골수(病入骨髓)

病: 병 병 入: 들 입 骨: 뼈 골 髓: 골수 수 병의 뿌리가 깊고 중하다는 말로 ‘병입고황(病入膏황)’과 같은 말이다. 어떤 상황이든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그땐 어떤 처방도 효험이 없다는 말로 모든 일은 미연에 방지하라는 말이다. 전설적 명의 편작(扁鵲)은 성은 진(秦)이고 이름은 월인(越人)이다. 젊었을 때는 여관의 관리인으로 일하기도 했다. 객사에 머물던 장상군(長桑君)이란 자의 비방약을 먹고 오장을 투시해서 볼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웬만한 질병은 모두 터득했다는 것이다. 편작이 제나라로 갔을 때의 일이다. 환후(桓侯)라는 왕이 편작을 빈객으로 예우했는데, 편작이 그를 보더니 피부에 병이 있으니 치료하지 않으면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환후는 자신에게 질병이 없다며 이익이나 탐한다고 비난했다..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89>일명경인(一鳴驚人)

一: 한 일 鳴: 울 명 驚: 놀랄 경 人: 사람 인 평상시에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한 업적을 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일비충천(一飛沖天·한 번 날면 하늘 높이 난다)과 함께 쓰인다. “이 새는 날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 번 날았다 하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울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 번 울었다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此鳥不飛則已 一飛沖天 不鳴則已 一鳴驚人).” 사기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나오는 이 말은 익살과 해학의 달인 순우곤(淳于곤)이 제나라의 위왕(威王)과 나눈 대화의 일부다. 위왕은 수수께끼를 좋아하고 음탕하게 놀며 밤새도록 술 마시기를 즐겼다. 그래서 문무백관들은 문란해졌고 제후들이 동시에 침략해 나라의 존망이 아침저녁으로 절박한 지경에 놓였..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90>변장자호(卞莊刺虎)

卞: 조급할 변 莊: 풍성할 장 刺: 찌를 자 虎: 범 호 변장자자호(卞莊子刺虎)의 준말로, 실력이 비슷한 둘을 서로 싸우게 해 둘 다 얻는 지혜를 뜻한다. 방휼상쟁(蚌鷸相爭), 어부지리(漁父之利), 일거양득(一擧兩得)과 같은 말이다. ‘변장자’는 춘추시대 노나라 대부로 용맹했다고 전해진다. 고사의 유래는 이렇다. 전국시대에 한(韓)나라와 위(魏)나라는 서로 싸운 지 일 년이 지나도록 풀지 못하고 있었다. 진(秦)나라 혜왕이 이 둘을 화해시키려고 하자 신하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마침 진진(陳軫)이란 자가 진나라에 와 있기에, 혜왕이 진진에게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말하면서 계책을 내 달라고 말하자 진진은 이런 비유를 들었다. “일찍이 왕께 변장자라는 이가 호랑이를 찔러 죽인 일을 들려 드린 사람이 있었습니..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91>무사절부(無似竊부)

無: 없을 무 似: 같을 사 竊: 훔칠 절 부: 도끼 부 사람이 품었던 의심을 풀게 되면 모든 망상이 다 사라진다는 의미로, 의심암귀(疑心暗鬼)와 상대되는 말이다. 잘못된 선입견으로 판단을 그르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열자(列子) 설부(說符) 편에 나온다.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리고는 그 이웃집 아들을 의심했다. 그의 걸음걸이를 보아도 도끼를 훔친 것 같고, 낯빛도 도끼를 훔친 사람 같고, 말씨도 도끼를 훔친 사람 같았다. 동작과 태도가 도끼를 훔친 사람 같았다. 얼마 지나서 골짜기를 파다 그 도끼를 찾았다. 다음 날 다시 그 이웃집 아들을 보니 동작과 태도가 도끼를 훔친 사람 같지 않았다(人有亡부者, 意其(린,인)之子. 視其行步, 竊부也 顔色, 竊부也 言語, 竊부也 動作態度, 無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