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재학 무성한 봄꽃들이 지고, 봄농삿일에 정신이 없는 사이 꽃피던 날이 잊혀져 가고 있다. 산과 들녘에 왕성한 풀들이 자라면서, 그동안 봄하늘을 가득 채우던 빛도 향기도 사라지고 없다. 가장 늦게 피는 것은 모과꽃이었다. 그 꽃마저 가고 난 자리에 남은 세속의 풍경은 허망뿐이다. 그러나 매화도 앵두꽃도 아무도 떠나야 할 때에 대해 저항한 흔적이 없다. 하늘공간에서 추락한 꽃잎들은 걸어서 나무뿌리 속으로 갔다. 살다 간 기억마져 거두어 간 맑고 깨끗한 떠남이었다. 곧 문재인이 보내는 결별이 있을 것이다. 발버둥 치는 몸짓이 느껴진다. 청와대로부터 물결처럼 번지는 파문(波紋)에서, 흔한 들꽃들보다 못한 추한 몸부림을 보고 있다. 결코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다. 장부는 가야 할 때를 안다. 그러나 소인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