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994

[이규태코너]<6636>아리랑 뿌리異說

[이규태코너]아리랑 뿌리異說 발행일 : 2005.08.15 / 여론/독자 A22 면 ▲ 종이신문보기 아리랑은 한국의 통시대(通時代) 통공간(通空間)을 수렴하는 노래로 한국적 정서의 원형질이요 공통분모다. 그 많은 아리랑은 두 개의 기본정서가 조화돼 이루어진 데에 예외가 없다. 떠나있거나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데 떠나가야 하고 떠나 살아야 하는 이탈애수(離脫哀愁)요 굳이 떠나가려거든 발병이 나라는 둥 이탈에 수반된 저항애수(抵抗哀愁)가 그것이다. 곧 오순도순 살고 싶은 강한 정착 정서와 갖은 외압으로 떠나살지 않을 수 없게 한 데 대한 저항 정서의 복합이 아리랑으로 구현된 것이다. 한데 그 아리랑의 말뿌리에 대한 정설이 없다. 없는 만큼 이설도 많다. 그 유력한 이설을 들추어본다. 중국 동북지방의 제국(帝國..

이규태 코너 2022.10.05

[이규태코너]<6637>장애인 체험

[이규태코너]장애인 체험 발행일 : 2005.08.17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 심청이는 앞 못 보는 아버지의 고통을 함께하고자 눈 감고 설거지를 하다 그릇을 깨고 눈을 감고 길을 걷다가 넘어져 무릎을 깨곤 한다. 뺑덕어멈이 총각 들여놓고 시시덕거리는데 심봉사가 들어오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당황하자 심봉사 왜 이다지 더듬거리는가고 물었다. 이때 뺑덕어멈, 서방님의 답답함과 괴로움을 함께하고자 눈을 감았더니 이러하오이다고 고통 공감을 방편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톨스토이의 자전적 소설에 앞 못 보는 친구 이야기가 나온다. 도대체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고 며칠간 눈을 감고 살아본 일이 있다 했다. 보지 못할 뿐 아니라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는..

이규태 코너 2022.10.05

[이규태코너]<6638>불혹(不惑)세대

[이규태코너]불혹(不惑)세대 발행일 : 2005.08.19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 요즈음 아기들은 기지 않고 서거나 기어다니는 기간이 대폭 짧아졌다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다. 그 이유는 시청각을 자극하는 텔레비전에 유인되어 붙들고 일어서게 한 때문이다. 작은 일 같지만 그로써 사고방식의 기초 구조가 다져지고 조석으로 텔레비전만 보고 자라다가 텔레비전의 연장인 컴퓨터로 모든 정보 지식 메시지를 수렴하는 신종인간이 된다. 활자(活字)로 수렴해온 기성세대와 영상(影像)으로 수렴해온 신생세대 사이에 단절이 진행되어 왔으며 이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신구세대의 단절이 아니라 활자를 발견한 ‘직지심경(直指心經)’ 이래 600년 만의 대단절이다. 미국에서 이 영상세대가 40세로 접어..

이규태 코너 2022.10.05

[ 이규태코너 ]<6639>달 관광前史

[ 이규태코너 ]달 관광前史 발행일 : 2005.08.22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 불사약 훔쳐 들고 달에 도망친 항아(姮娥)가 상상 속의 달에 간 인류 최초의 사람이요 그리스 작가 루키아노스가 어깨에 독수리 날개를 붙여 달에 간 것은 기원전 150년이다. 상상여행을 다소 과학화한 이가 코 큰 프랑스 시인 시라노 드 베르주락이다. 그는 아침이슬을 모아 병 속에 담아 허리춤에 매어주면 그 이슬의 증발력으로 추진력을 얻는다는 화학적 추진과 자력(磁力)의 인력에 의한 물리적 추진설을 그의 ‘달세계의 희극적 역사’에 적고 있다. 곧 강력한 자석을 상공에 띄워 그 자력으로 사람을 태운 수레를 끌어올리고 다시 자석을 우주에 띄워 단계적으로 달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 H G 웰스는 ..

이규태 코너 2022.10.05

[이규태코너 ]<6640>安義士 百年寃풀이

[이규태코너 ]安義士 百年寃풀이 발행일 : 2005.08.24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 처형 한시간 전 안중근 의사는 두 아우와의 마지막 면회에서 “유해는 고국에 못 돌아가고 감옥묘지에 묻히게 될것이다. 만약 유족의 손에 건네지면 하얼빈공원 인근에 묻었다가 고국에 반장하라” 했다. 교수형을 받으면 세로로 된 통관(桶棺)에 담기게 마련인데 안 의사의 시신은 가로로 된 송판의 침관(寢棺)에 담겼고 성당에서 마련한 십자가가 양편에 꽂혔다. 그러고서 찬 봄비 내리는 저녁 마차에 실려 감옥묘지로 돌아들었다. 이렇게 묻힌 지 36년이요 광복된 지 60년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찬비 맞으며 을씨년스러운 이역 하늘을 헤매고 있을 안 의사의 원혼이다. 남북한에서 그의 유해 찾기가 꾸준히 벌어져 왔지만..

이규태 코너 2022.10.04

[ 이규태코너 ]<6642>開城 보고 싶은 곳들

[ 이규태코너 ]開城 보고 싶은 곳들 발행일 : 2005.08.29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 1930년 당시 극단 중에 일류멤버를 거느렸던 연극사(硏劇舍)가 개성에 천막을 쳤지만 궂은비가 계속되고 손님은 들지 않아 여관에서도 더 이상 공밥 줄 수 없다고 밥상을 내지 않던 날 무대감독인 왕평과 작곡가 전수린이 개성 고궁터인 만월대(滿月臺) 구경을 했다. 벌레 소리만 황량한 황성 옛터와 나라 잃은 민족 애수가 겹치고 거기에 손님 없는 허탈이 겹쳐 악상이 떠올랐다. 전수린이 바이올린을 들어 즉흥적으로 작곡을 하고 왕평이 가사를 붙인 것이 ‘황성옛터’요 이 노래를 부른 이애리수는 민족가수로 떴으며 민족 공감대를 타고 밭 매는 아낙마저 이 노래 못 부르는 이가 없었다는―그래서 총독부가 금지가요로 ..

이규태 코너 2022.10.04

[ 이규태코너 ]<6643>발해의 온돌방

[ 이규태코너 ]발해의 온돌방 발행일 : 2005.08.31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 막걸리는 우리나라 술,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 짚신은 우리 나라 신발이듯이 온돌은 우리나라 방이다. 그 온돌방 유적이 연해주 러시아 땅에서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발견은 고구려 생활문화를 계승해 고구려 유민이 건국한 발해가 문화 측면에서도 고구려를 계승, 동일성을 유지했음을 말해주는 것이 된다. 역사적으로 나라가 계승되는 데는 문화가 심지처럼 꿰여 흘러야 하는 것이며, 이는 중국이 한국사로부터 고구려와 발해를 단절시키려는 역사공작의 반증이기도 하다. 문헌상 온돌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서기 500년 초에 기술된 ‘수경주(水經注)’로 포구수(鮑丘水)란 강물의 수원을 적은 글에 그 인근에 있는 관계사..

이규태 코너 2022.10.04

[ 이규태코너 ]<6644>‘헬리콥터 부모

[ 이규태코너 ]‘헬리콥터 부모’ 발행일 : 2005.09.02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 내 자녀를 위해 학부모가 헬리콥터처럼 학교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학교측에 통보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들의 극성을 받아오던 미국 학교들에서 이를 단절하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헬리콥터 부모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아들딸 하나만 낳는 소자(少子)현상의 정착이 별나게 빠른 한국을 비롯 그것을 정책으로 정해온 중국에서도 이 헬리콥터 사고는 빈발해왔다. 중국에서는 개구쟁이 짓 하는 아이를 책으로 머리를 쳤다는 것만으로 학부모가 교실로 달려가 칠판에 글을 쓰고 있는 선생을 곡괭이로 쳐죽이는 사건이 생기는가 하면 한국에서는 수업 중 값비싼 팽이를 돌리는 아이의 팽이를 압수한 것을 선생이 제 아들..

이규태 코너 2022.10.04

[이규태코너]<6645>음악미(音樂米)

[이규태코너]음악미(音樂米) 발행일 : 2005.09.05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 인도 마드라스의 한 힌두교 주술사(呪術師)가 깡깡이로 사탕수수에 종교음악을 들려줌으로써 들려주지 않은 놈들에 비겨 빨리 싹을 트게 하고 그 음악이 들리는 한계의 꽃들에 상대적으로 빨리 꽃망울을 틔우고 다니는 것에 마드라스 대학의 신프 교수는 주의를 했다. 이 마술을 과학적으로 추구, 종교음악을 듣고 자란 식물군(植物群)의 기공(氣孔)수가 그렇지 않은 식물군의 그것보다 66%가 증가하고 표피도 두꺼우며 세포의 길이와 폭도 커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에 작물에 음악을 들려주고 기르면 수확이 늘 것으로 보고 벵골만에 임한 마을들에서 조생종 만생종 등 여섯 종자의 벼를 심어 스피커 장치로 음악을 들려주며 재배를 ..

이규태 코너 2022.10.04

[이규태코너]<6646>뷰티 指數

[이규태코너]뷰티 指數 발행일 : 2005.09.07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며 외모 가꾸기에 돈과 시간을 얼마나 들이는가를 지수로 따져 보았더니 49.76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세상 살기가 얼마나 각박한데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나 시간, 돈을 반이나 소비한다는 것은 놀라운 의식의 변천이 아닐 수 없다. 처녀 시절의 아가씨들 지수라면 몰라도 남녀 49세 장년층까지 포함한 평균치이고 보면 용모를 위해 사는 이상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뷰티 지수가 높아졌을까 따져 보는 것도 무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두꺼비에게 미모를 물었다 하자. 귀 밑까지 찢어진 입, 돌출한 두 눈, 뒤뚱거리는 복부를 가리킬 것이다. ” 볼테르가 한 말이다. 찰..

이규태 코너 202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