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994

[이규태코너](6647)카트리나 韓國情

[이규태코너](6647)카트리나 韓國情 발행일 : 2005.09.09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어디 가십니까”라고 묻는 한국의 인사말이 있다. 외국인이 이런 말을 들었다면 불쾌하게 받아들일 것은 뻔한 일이다. 경찰관이나 하는 불심검문이 되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이런 질문을 한 최초의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다. 폭군 네로의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던 베드로가 그리스도의 환영을 보고 “쿠오바디스 도미네”라고 물었고, 새삼 사명을 깨치고 로마로 되돌아간다. 한국인은 이처럼 심각한 저의로 묻는 것도 아니요, 어딜 가는지 알고 싶어서 묻는 것도 아니며 또 대꾸를 기대하지도, 대꾸할 의무도 없는, 그저 더불어 있고 싶은데 왜 어디로 떠나느냐는 정(情)의 표출에 불과하다. 외국인에게는 분노를 ..

이규태 코너 2022.10.04

[이규태코너][6648]원당암(願堂庵)

[이규태코너][6648]원당암(願堂庵) 발행일 : 2005.09.12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그리스도를 배반한 사도(使徒) 유다가 그 죄책으로 목매어 죽은 올리브 고목이 예루살렘 근교에 있다. 온 세계에서 모여든 순례자와 관광객이 한나절 기다려도 차례가 오지 않는 명소가 돼 있었다. 학술적으로 고증된 나무가 아니라 전설이 이루어 놓은 관광재였다. 그리스의 파르테논이나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웅장해야만 관광자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형태는 작고 한낱 고목 그루터기일지라도 그에 도사린 연유나 뜻이 깊고 감동적이면 관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더욱 자연이나 역사 유적의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인지라 뜻으로 감동을 극대화하는 관광재 개발에 눈을 돌릴 때라고 본다. 때마침 해인사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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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6649]한반도 홍수설

[이규태코너][6649]한반도 홍수설 발행일 : 2005.09.14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동남아의 쓰나미(지진해일)나 카트리나의 대홍수 등 예상 못했던 대재난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다. 인류가 안락을 추구할수록 대기와 바닷물을 덥혔고, 그 온난화가 몰아올 재난의 와중에 한반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동해의 바닷물 수온은 지난 17년 동안 1.5도가 상승했는데 이는 세계 해수 수온 평균상승의 6배나 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더운 물웅덩이 속에 한반도가 둘려 있다는 것이 된다. 거기에다 대기 기온 상승속도가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북태평양 기류대에 한반도가 안방 깊숙이 들어앉아 있기도 하다. 이 해수나 대기의 가속 온난화는 기상의 망나니요, 홍수의 인자인 수증기를 증강 증폭시키기에 ..

이규태 코너 2022.10.04

[이규태코너][6650]월병(月餠) 뇌물

[이규태코너][6650]월병(月餠) 뇌물 발행일 : 2005.09.16 / 여론/독자 A26 면 ▲ 종이신문보기중국에서 폭죽(爆竹) 없는 정초와 월병(月餠) 없는 추석을 상상할 수 없다. 그 폭죽에 금지령이 내리더니 올 추석에는 월병마저 판매 금지령을 내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 식구나 친지, 뜻 맞는 사람끼리 서로 주고받으며 나누어 먹음으로써 일심동체 단란을 도모한다 하여 단원병(단圓餠)이라고도 하는 이 월병은 지름이 3척이나 되는 큰 것도 있으며 떡 표면에는 달 속에서 불사약을 찧는 옥토끼의 그림이 그려져 있게 마련으로 불로 장수를 기원하는 저의가 깔려 있기도 하다. 한데 지금 중국에서는 이 월병 속에 금품을 넣어 주고받음으로써 월병하면 뇌물의 대명사가 돼있어 판매 금지령까지 내리기에 이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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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6652]李蘭影의 還魂

[이규태 코너][6652]李蘭影의 還魂 발행일 : 2005.09.23 / 여론/독자 A26 면 ▲ 종이신문보기1930년대 중반 일본제국주의는 한국을 동화시키고자 문화말살정책을 강화했고 이에 조선일보는 그 문화를 지키려 맞대응했다. 조선의 학술문화를 발굴 선양 보급하는 조선학(朝鮮學) 운동을 비롯해 한글 보급운동, 향토물산 장려운동 등을 펼쳤으며 그 일환으로 조국애를 대중가요를 통해 심으려는 애향가(愛鄕歌) 가사 현상모집을 했다. 이때 입상한 가사가 ‘목포의 눈물’이다. 이 가사에 손목인이 곡을 붙여 목포가 고향인 18세의 무명가수 이난영이 부른 이 노래는 억눌린 채 잠재된 민족의 공감대에 불을 댕겨 발매되자마자 5만 장이나 팔려나갔다. 당황한 총독부는 발매 금지시키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했다. 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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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6653]진돗개와 한국인

[이규태 코너][6653]진돗개와 한국인 발행일 : 2005.09.26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지난 5월 개 족보 따지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명견으로 등록된 진돗개가 일전에는 세계 80여개국이 참여,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애견연맹에서 국제공인견으로 등록되어 세계의 진돗개로 위상이 떠올랐다. 이 개의 세계화로 한국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될 계기가 되었다는 차원에서 조명을 대보고자 한다. 독일의 동물학자 알프레드 브레임은 개는 그나라의 민족성을 닮는다는 과학적 연구로 알려진 분이다. 그 나라 개를 보고 그 나라 사람을 안다고 말한 것은 로마의 박물학자 프리니우스다. 영국개인 불독이 착실하고 집요한 영국인을 닮고 독일개인 셰퍼드는 정갈하고 이지적인 독일사람을, 프랑스개인 푸들은 유쾌하고 낭만적인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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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나체 시위

[이규태코너]나체 시위 발행일 : 2005.09.28 / 여론/독자 A34 면 ▲ 종이신문보기‘선거에서 지면 나체로 거리에 나서겠다’고 공약한 뉴질랜드 녹색당의 한 후보자가 낙선된 후 공약은 지키겠다며 페인트칠한 알몸으로 시위하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차기 선거를 노린, 자신의 공약에 신빙성을 주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혹은 자신의 감세(減稅)공약을 유권자들에게 기억시키기 위한 해프닝인지도 알 수 없다. 11세기 영국 코벤트리의 영주(領主)가 세금을 가혹하게 매기자 고다이바 영주 부인이 민의를 대신하여 세금 줄여줄것을 간청했다. 짓궂은 영주는 이에 부인더러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시장을 한 바퀴 돌면 청을 들어주겠다 하자 서슴없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말을 타고 거리에 나섰고 이 소문이 퍼지자 시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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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6655)종이 匠人

[이규태코너](6655)종이 匠人 발행일 : 2005.09.30 / 여론/독자 A38 면 ▲ 종이신문보기조선종이 만드는 제지 인간문화재가 탄생했다. 모든 분야에서 전통을 전승하는 인간문화재는 소중하지만 유독 종이 장인(匠人)이 각별난 것은 역사와 전통속에서 그 명성이 화려했기 때문이다. 중국문헌 ‘박물요람(博物要覽)’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먹을 먹는 품이 고려지(高麗紙)만큼 겸손한 종이가 없다 했으니 종이를 둔 칭찬치고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송(宋)―명(明)―청(淸)을 통해 고려지를 얻어 글을 쓴다는 것은 상류사회의 사치요, 자랑거리였다. 중국으로 사신길 갈 때 수행원들의 휴대 필수 물품이 바로 조선종이였다. 중국의 성문 궁문 관문을 통과할 때면 뇌물을 요구받게 마련인데, 이때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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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6656]축구와 外人감독

[이규태코너][6656]축구와 外人감독 발행일 : 2005.10.03 / 여론/독자 A22 면 ▲ 종이신문보기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 아드보카트는 기자회견에서 축구의 강점은 정신력임을 강조하고 지난번 4강의 정신력 회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신력에는 외발성(外發性)과 자발성(自發性) 정신력이 있다. 외발성은 일제 말기에 성행했던 자살특공대나 요즈음 이라크에서 성행하는 자폭테러처럼 군국주의나 종교의 맹신, 또는 강압이나 유혹에서 유발되어 혼자 저지르는 독불 행동에서 효력이 발생하는 정신력으로, 조화가 생명인 스포츠에서는 오히려 해를 끼친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기량이나 실력 외에 정신력의 내발성이 승부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함을 새 감독은 강조했고 그것을 어떻게 끌어낼지 관심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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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6657]魂나무

[이규태코너][6657]魂나무 발행일 : 2005.10.05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대서양의 외딴 섬 세인트 헬레나에는 나폴레옹의 혼(魂)나무가 있다. 작은 개울가의 버드나무 고목인데 이 섬에서 6년간 유배살이를 했던 나폴레옹이 바로 저 나무 아래 묻히고 싶다고 말했고 이 섬에서 죽어 운구돼 나갈 때 이 버드나무 아래 잠시 안치됐었다 한다. 몸은 파리에 묻혔지만 혼만은 한 그루 나무로 세인트 헬레나에서 푸르다. 미국 대통령 제퍼슨은 소년 적에 다브니 카와 고향 언덕에서 놀며 죽어서 이 언덕 오크나무 밑에 묻히기로 약속했다. 제퍼슨이 유럽 외교관 시절에 다브니 카가 죽었고 고국에 돌아오자 제퍼슨은 약속대로 이 나무 밑으로 이장했으며 자신도 나라가 주는 묘지를 마다하고 이 오크나무 밑에 묻혔..

이규태 코너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