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6658]전주 서예 비엔날레 발행일 : 2005.10.07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옛 전라도에는 시종(詩鐘)이라는 낭만적인 지식유희(知識遊戱)가 있었다. 경치 좋은 곳을 찾아 호롱불 받침대를 복판에 놓고 둘러앉는다. 추를 맨 끈을 받침대에 묶고 그 아래 놋쇠 양푼을 엎어 놓는다. 그 끈 중간에 성냥개비처럼 가지런히 깎은 향나무 꼬치를 끼우고 불을 붙인다. 시제(詩題)를 내걸고 향나무 꼬치가 타들어가 끈을 태워 그 추가 엎어 놓은 양푼 위에 떨어져 소리 낼 때까지 시를 지어 써 내야 한다. 시한에 쫓겨서인지 붓글씨가 들쑥날쑥하고 획에 조화가 잡히지 않아 글씨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하여, 잘못 쓴 붓글씨를 일러 “시종(詩鐘) 초서(草書) 같다”는 말까지 생겼다. 엊그제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