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1274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4] 永久(영구)

永 久 *길 영(水-5, 6급) *오랠 구(丿-3, 3급) ‘그들은 한국으로 곧 영구 귀국할 것이다’의 ‘영구’를 읽을 줄 안다고 뜻을 아는 것은 결코 아니다. ‘永久’라 써서 뜯어 봐야 비로소 그 뜻의 힌트를 찾아낼 수 있기에... 永자는 원래 물[水]에서 헤엄을 치는 사람[人]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헤엄치다’(swim)가 본래 뜻이었는데, ‘오래’(long) ‘멀리’(far) ‘길게’(lengthily) 같은 의미로 확대 사용되자, 그 본뜻은 泳(헤엄칠 영)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久자는 ‘뜸’(moxa cautery)을 뜻하기 위해서 뜸을 들일 때 쓰는 인두 모양의 도구를 본뜬 것이었다. 후에 이 글자가 ‘오래다’(long)는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활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본래 의미는 灸(뜸 구)..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3] 樹立(수립)

樹 立 *나무 수(木-16, 6급) *설 립(立-5, 7급) 일반 국어사전에서 ‘국가나 정부, 제도, 계획 등 추상적인 것을 세움’이라 풀이한 ‘수립’은 ‘樹立’이라 옮겨 써서 그 속뜻을 찾아보면 이해가 쏙쏙 잘 되기에... 樹자는 뿌리가 깊고 많은 식물, 즉 ‘나무’(tree)의 총칭이다. 나무를 심는 모습을 그린 尌(세울 주)가 본래 글자였는데, 후에 ‘나무 목’(木)이 추가되어 그 뜻을 더욱 분명하게 나타냈다. ‘심다’(plant trees) ‘세우다’(set up) ‘기르다’(cultivate)는 뜻으로도 쓰인다. 立자는 ‘서다’(stand)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땅바닥[一] 위에 어른[大]이 떡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두 발로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가는 병원을..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2] 前夜(전야)

前 夜 *앞 전(刀-9, 7급) *밤 야(夕-8, 6급) ‘여기는 지금 폭풍 전야 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의 ‘전야’, 읽기는 쉽지만 뜻을 알기는 어려우니, 먼저 ‘前夜’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뜯어 봐야 비로소... 前자의 원형은 ‘발 지’(止)와 ‘배 주’(舟)가 합쳐진 것으로 ‘배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다’(go forward by boat)가 본뜻인데, ‘앞으로’(forward)란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훗날 ‘칼 도’(刀=刂)가 들어간 것은 ‘가위’를 뜻하는 글자였는데, 이것도 ‘앞으로’란 의미로도 쓰이게 됐다. 夜자는 ‘저녁 석’(夕)이 부수임에 유의하여야 한다. 달빛에 드리운 사람의 그림자 모양이 변화된 것으로, ‘달밤’(a moonlight night)이 본뜻인데, ‘밤’(night)을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1]合席(합석)

合 席 *합할 합(口-6, 6급) *자리 석(巾-10, 6급) ‘실례지만 그 자리에 합석해도 될까요?’의 ‘합석’은 읽기는 좋으나 뜻을 알기 어려우니, 먼저 ‘合席’이라 써서 하나하나 뜯어 봐야 비로소 그 의미가 쏙쏙 이해되고 기억도 잘 된다. 合자는 뚜껑이 덮여진 그릇 모양을 본뜬 것으로 ‘그릇’(a vessel)이 본래 의미였는데, 후에 이것이 ‘합치다’(join together) ‘모으다’(combine) 등으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래 뜻은 盒(합)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席자의 부수는 广(집 엄)이 아니라, 巾(수건 건)이니 주의를 요한다. 집[广] 안에 돗자리를 깔아놓은 모양을 그린 것이다. 가운데 부분은 돗자리 모양이 변화된 것이다. ‘자리’(a seat)란 본래 의미가 지..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0] 公言(공언)

公 言 *공평할 공(八-4, 6급) *말씀 언(言-7, 6급) ‘그는 애국자라고 공언했다’의 ‘공언’이 도대체 뭔 말인지는 ‘공언’이 아니라 ‘公言’ 속에 그 힌트가 숨어 있기에... 公자는 ‘나누다’는 뜻인 八(分의 원형)과 ‘사사로운’이라는 뜻의 厶(私의 원형)가 합쳐진 것이다. 사적인 것을 나누다, 즉 ‘공평하다’(fair)가 본뜻이다. 후에 ‘드러내다’(make a matter public) ‘관청의 일’(official affairs) ‘여러 사람의’(public) 등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言자는 ‘말’(speech)을 뜻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으로, 최초 자형은 혀가 입(口) 밖으로 길게 튀어나온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글자는 ‘길고도 세차게 잘 하는 말’을 뜻하는 長廣舌(장광설)이란 단어를 연..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9] 光 線(광선)

光 線 *빛 광(儿-6, 6급) *줄 선(糸-15, 6급) ‘태양 광선이 없으면 식물은 자라지 못한다’의 ‘광선’을 물리학에서 ‘빛 에너지가 전파되는 경로를 나타내는 직선’이라 정의하는 까닭을 속속들이 잘 알자면 ‘光線’이라 써서 속뜻을 뜯어 봐야 비로소... 光자는 아득한 옛날에 ‘노예가 등불을 머리에 이고 꿇어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인데, 지금의 자형에서도 어렴풋이 나마 짐작할 수 있다. 본뜻인 ‘빛’(a light)에서 ‘밝다’(bright) ‘빛나다’(shine) ‘빛내다’(brighten) 등으로 확대됐다. 線은 ‘실’(thread)이란 뜻을 나타내기 위해 고안된 것이니 ‘실 사’(糸)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泉(샘 천)이 발음요소임은 腺(샘 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줄’(a line)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8] 例題(예제)

例 題 *본보기 례(人-8, 6급) *문제 제(頁-18, 6급) ‘예제를 잘 풀어 보면 시험을 잘 볼 수 있다’의 ‘예제’란 두 글자를 읽을 줄 모르는 학생은 없어도 무슨 뜻인지를 속속들이 잘 아는 학생은 드물 듯. 먼저 ‘例題’라 써서 그 힌트를... 例자는 ‘사람 인’(人)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列(줄 렬)이 발음요소임은 㽝(빠질 례)도 마찬가지다. ‘같은 종류’(a same kind)가 본래 의미이고, ‘본보기’(an example) ‘법식’(a form)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題자는 ‘이마’(the forehead)를 뜻하기 위해서 ‘머리 혈’(頁)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是(옳을 시)가 발음요소임은 提(끌 제)도 마찬가지다. 후에 ‘맨 앞머리’(the front position) ‘표제’(a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7] 農村(농촌)

農 村 *농사 농(辰-13, 7급) *마을 촌(木-7, 7급) 오늘은 한 독자의 요청으로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오기 시작하였다’의 ‘農村’에 대하여 차근차근 풀이해 본다. 農자는 ‘농사’(farming)란 뜻을 적기 위해서 밭에서 호미[辰]를 들고 일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辰(날 신)이 호미 대용으로 쓰던 대합 껍질의 모양을 본뜬 것이었음은 후에 만들어진 蜃(대합 신)을 통해 알 수 있다. 曲(굽을 곡)은 잘못 변화된 것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村자는 나무[木] 숲에 둘러싸인 작은[寸] ‘마을’(a village)을 뜻한다. 이 경우의 寸(마디 촌)은 발음요소인데, 의미와도 다소 상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후에 ‘시골’(the country)이란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農村은 ‘농업(農業)으로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 [16]洞口(동구)

洞 口 *마을 동(水-9, 7급) *입 구(口-3, 7급)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의 ‘동구’가 한자어인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니... ‘洞口’란? 洞자는 ‘급한 물살’(a rapid stream)을 뜻하기 위한 것이니 ‘물 수’(氵)가 의미 요소이고, 同(한가지 동)은 발음요소다. 후에 ‘구멍’(a hole) ‘골짜기’(a valley) ‘마을’(a villag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밝다’(discerning) ‘꿰뚫다’(penetrate)라는 뜻일 때에는 [통:]이라 읽는다(예, 洞察 [통:찰]). 口자는 사람의 ‘입’(mouth)을 뜻하기 위하여 입 모양을 그린 것이다. 본래는 한글 자모의 ‘ㅂ’(비읍)과 비슷하였는데 쓰기 편리함을 위하여 ‘ㅁ’(미음) 모양으로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4] 正道(정도)

正 道 *바를 정(止-5, 7급) *길 도(辵-13, 7급) ‘그는 정도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의 ‘정도’는 동음이의어가 많지만, ‘正道’라 쓰면 하나밖에 없는 말이 되니... 正자는 ‘정벌하다’(attack)가 본뜻이다. 최초의 자형은 정벌 대상의 나라를 가리키는 ‘口’에 정벌하러 나선 군인들의 행군을 나타내는 ‘발자국 지’(止)가 합쳐진 모양이었는데, 나중에 그 ‘口’가 ‘一’로 간략하게 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바르다’(right) ‘바로 잡다’(correct)는 의미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뜻은 征(칠 정)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道자는 ‘길’을 의미하는 착(辶=辵)과 ‘사람’을 상징하는 ‘머리 수’(首)가 합쳐진 것이니, ‘사람이 가야할 길’(human’s road)이라 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