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1274

전광진의 한글세대를 위한 '하루한자와 격언'[33]正道(정도)

正 道 *바를 정(止-5, 7급) *길 도(辵-13, 7급) ‘그는 정도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의 ‘정도’는 동음이의어가 많지만, ‘正道’라 쓰면 하나밖에 없는 말이 되니... 正자는 ‘정벌하다’(attack)가 본뜻이다. 최초의 자형은 정벌 대상의 나라를 가리키는 ‘口’에 정벌하러 나선 군인들의 행군을 나타내는 ‘발자국 지’(止)가 합쳐진 모양이었는데, 나중에 그 ‘口’가 ‘一’로 간략하게 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바르다’(right) ‘바로 잡다’(correct)는 의미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뜻은 征(칠 정)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道자는 ‘길’을 의미하는 착(辶=辵)과 ‘사람’을 상징하는 ‘머리 수’(首)가 합쳐진 것이니, ‘사람이 가야할 길’(human’s road)이라 풀이..

전광진의 한글세대를 위한 '하루한자와 격언'[32 ] 百科(백과)

百 科 *일백 백(白-6, 7급) *과목 과(禾-9, 6급) 찬반양론을 모두 다 잘 들어봐야 하는 까닭은 뭘까요? 먼저 ‘百科’란 두 글자를 풀이해 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百자는 갑골문 시기에 두 가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하나는 白자의 안 부분에 구별 부호(∧)가 첨가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자에 ‘一’이 추가된 이른바 合文(합문) 형태였다. 후자는 당시에 100을 ‘일백’(一百)이라 한 것과 관련이 있다. ‘100’(a hundred) 외에 ‘여러’(several) ‘온갖’(all sorts of)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科자는 익은 벼의 모습인 禾(화)와 분량을 되는 말(斗․두)이 합쳐진 것으로 ‘(곡식의) 분량’(an amount)이 본래의 뜻이었는데, 후에 ‘분야’(a field), ‘등..

전광진의 한글세대를 위한 '하루한자와 격언'[31] 禮服(예복)

禮 服 *예도 례(示-18, 6급) *옷 복(月-8, 6급) ‘그들은 모두 예복을 차려입고 있었다’의 ‘예복’ 같은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겉만 봐서는 알 수 없으니 ‘禮服’이라 써서 그 속을 뜯어 봐야 비로소... 禮자의 원래 글자인 豊(례/풍)은 제사에 쓸 술을 담아 놓은 단지를 그린 것이었다. 제사에는 여러 가지 예법과 예의를 지켜야 했으니, 후에 ‘제사 시’(示)가 보태졌고, ‘예의’(courtesy) ‘예절’(good manners) ‘예법’(etiquette) 등의 뜻을 나타내는 데 쓰였다. 服자의 원형은 舟(배 주), 卩(꿇어앉은 사람 절), 又(손 우)가 합쳐진 것이었다. 손으로 밀어 억지로 배를 타게 하는 모습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따르게 하다’(make obey)가 본뜻인데, ‘입다’..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30] 石油(석유)

石 油 *돌 석(石-5, 6급) *기름 유(水-8, 6급) 한자 공부를 많이 한 초등학생의 질문이다. “돌로 짠 기름이 아닌데 왜 ‘石油’라고 하나요?” 귀엽고 기발한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두 한자를 하나하나 뜯어보자. 石자는 ‘돌’(a stone)을 뜻하기 위해서 ‘바위’(산기슭(厂․엄/한)에 널려 있는 돌[口]을 본뜬 것이다. 이 경우의 ‘口’를 ‘입 구’로 보면 안 된다. 油자는 중국 양자강 유역의 어느 강(a river)을 이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由(말미암을 유)는 발음요소다. 후에 ‘기름’(oil)을 뜻하는 것으로 활용됐다. 石油는 ‘암석층(岩石層)을 뚫고 그 아래에서 파낸 기름[油]’이 속뜻이다. 라틴어 기원의 영어인 ‘petroleum’을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30] 短期(단기)

短 期 *짧을 단(矢-12, 6급) *기약할 기(月-12, 5급) ‘미국에 단기 어학 연수를 가기 위해서 적금을 들었다’의 ‘단기’에 대한 의미 정보가 들어 있는 ‘短期’를 뜯어보자. 短자는 ‘화살 시’(矢)와 ‘제기 두’(豆)로 구성된 글자로, 화살의 길이나 祭器(제:기)의 높이 만큼 ‘길지 않다’(not long)가 본뜻인데, ‘짧다’(short) ‘모자라다’(be not enough)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期자가 갑골문에서는 其와 日이 합쳐진 것이었는데, 그로부터 약 1000년 후의 篆書體에서는 日이 月로 대체됐다. ‘만나다’(meet)가 본래 의미다. 만날 때에는 달 모양에 따른 날짜를 정하였기에 ‘달 월’(月)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其(그 기)는 발음요소다. ‘(일정) 시간’(time)을 나타..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9] 所屬(소속)

所 屬 *바 소(戶-8, 7급) *엮을 속(尸-21, 4급) ‘그는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의 ‘所屬’이란? 所자는 ‘나무를 베는 소리’(the sound of cutting a tree)가 본뜻이었으니 ‘도끼 근’(斤)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戶(지게 호)는 발음요소라는 설이 있는데, 음 차이가 큰 편이다. 본뜻보다는 ‘장소’(place)나 ‘바’를 나타내는데 많이 쓰인다. 순우리말 ‘바’는 불특정 대명사, 즉 ‘어떤 것’(something)으로 풀이하면 이해가 잘 된다. 屬자가 본래는 ‘(꼬리를) 잇다’(link)는 뜻이었으니 ‘꼬리 미’(尾)가 의미요소였는데, 지금의 자형에서는 모양이 약간 달라져 그러한 사실을 알기 힘들게 됐다. 蜀(나라 이름 촉)이 발음요소였는데 음이 조금 달라졌다. 후..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8] 每番(매번)

每 番 *매양 매(毋-7, 7급) *차례 번(田-12, 6급) ‘매번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의 ‘매번’ 같은 한자어는 겉으로는 알 수 없으니, ‘每番’이라 써서 그 속을 뜯어 봐야... 每자는 머리에 비녀를 꽂고 앉아 있는 어머니[母]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자식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매양 좋은 사람이었으니, ‘매양’(all the time)이란 뜻을 그렇게 나타냈나 보다. ‘매번’(every time) ‘마다’(every) 등으로도 쓰인다. 番자는 ‘밭 전’(田)과 ‘분별할 변’(釆)이 합쳐진 것으로 ‘(밭에 남긴 짐승의) 발자국’(a footprint)이 본래 의미였는데, ‘차례’(order) ‘번갈아’(by turns)같은 의미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본래 뜻을 위해서는 蹯(짐승 발바닥 번..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7]洋藥(양약)

洋 藥 *큰바다 양(水-9, 6급) *약 약(艸-19, 6급) ‘이 병은 양약으로는 고칠 수 없다’의 ‘양약’을 ‘良藥’과 혼동하지 않자면, ‘洋藥’이라 써서 뜯어 봐야 비로소... 洋자는 산동성에 있는 한 강(a river)을 이름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羊(양 양)은 발음요소일 따름이다. 후에 ‘큰 바다’(the ocean)를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본래 海는 육지에 붙어 있는 바다를 가리키고, 洋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큰 바다를 뜻한다. 藥자는 약이 될 수 있는 풀, 즉 ‘약초’(a medicinal plant)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풀 초’(艸→艹)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樂(즐길 락)은 발음요소다. 후에 모든 ‘약’(medicine)을 통..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6]注目(주목)

注 目 *물댈 주(水-8, 6급) *눈 목(目-5, 6급) 국어사전에서 ‘주목’을 ‘어떤 대상이나 일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살핌’이라 풀이한 까닭은 ‘注目’의 속뜻을 알면 금방 이해가 쏙쏙 잘 되기에... 注자는 ‘(물을) 대다’(pour into)가 본뜻이니, ‘물 수’(氵=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主(주인 주)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상관이 없다. ‘쏟다’(spill) ‘기울이다’(concentrate one’s attention on)로 확대 사용됐다. 目자는 보는 눈의 테두리와 눈동자 모양을 본뜬 것인데, 쓰기 편리함을 위하여 모양이 직각형태로 바뀌었다. ‘눈’(an eye)이 본뜻인데, 눈동자의 수로 사람의 수를 가리키는 예가 예전부터 있었던지 일찍이 ‘단위’(a unit)나 ‘조..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25]卑近(비근)

卑 近 *낮을 비(十-8, 3급) *가까울 근(辶-8, 6급) ‘비근한 예를 들어 보자’의 ‘비근’을 읽을 줄 안다고 뜻을 아는 것이 아니다. ‘卑近’이라 옮겨 써서 하나하나 뜯어 봐야 비로소 그 의미 정보를 캐낼 수 있기에... 卑자는 큰 행사 때 손(又)에 갑옷 모양(甲)의 儀仗(의장)을 들고 있는 하급 관리를 본뜬 것이라 한다. ‘열 십’(十)이 부수인데, 이것은 ‘오른손 우’(又)의 변형이다. ‘낮다’(humble) ‘천박하다’(shallow) 등의 의미로 쓰인다. 近자는 ‘가까운 이웃’(the neighborhood)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斤(도끼 근)은 발음요소일 따름이다. 후에 ‘가깝다’(near) ‘비슷하다’(similar) ‘요새’(recen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