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7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7.여름, 夏(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7.여름, 夏(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6. 17. 16:56 과실(果實) 6월17일 아침에 한옥마을에서 때맞춰 영근 매실을 찍었다. 꽃 진 뒤 달리기 시작해 어느새 영근 매실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부실(不實)도 함께 생각해봤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꽃이 좋고 열매도 많이 맺는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그치지 않아, 내를 이뤄 바다에 이른다. 웬만한 한국인은 이 글 내용 다 안다. 한글 창제에 이어 만든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한 대목이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우리말이다. 원문에서 ‘열매’는 ‘여름’으로 나온다. 이 여름과 우리가 지금 맞고 있는 계절 여름은 상관이 있을까.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원(語源)을 따지는 글은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6.강목(防疫)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6.강목(防疫)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6. 10. 16:00 를 지은 사마천에 이어 중국 역사서술의 맥을 이은 동한 시대 반고의 초상. '그물의 벼리와 그물코', 강목(綱目)에 관한 사유를 처음 소개했다. 명(明) 나라 때 약학을 연구했던 이시진(李時珍 1518~1593년)이라는 사람이 있다. 1890여 종의 약재(藥材)를 망라해 정리한 책 으로 유명하다. ‘본초(本草)’는 식물을 약재로 다루는 방법에 관한 총칭이다. 다음 ‘강목(綱目)’이 눈길을 끈다. 사전적인 정의로는 그물과 관련이 있다. 그물의 큰 줄기를 이루는 ‘벼리’를 綱(강), 그 하부를 이루는 그물의 코를 目(목)이라고 적었다. 따라서 사물의 핵심을 이루는 부분과 그 밑을 받치는 것에 대한 차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5.방역(防疫)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5.방역(防疫)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6. 3. 16:58 14세기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일명 흑사병) 유행 당시의 그림이다. 전염병, 역병은 국가 차원의 심각한 재난이라 그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모두 다 전전긍긍(戰戰兢兢)이다. 일종의 전염병이자 돌림병이다. 누구로부터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병 말이다. 더구나 사망 환자의 사례가 발생하면서 우리의 경각심은 매우 드높아지고 있다. 이런 병은 한자 낱말로 흔히들 역병(疫病)이라거나, 역질(疫疾), 여역(癘疫), 염역(染疫) 등으로 적는다. 온역(瘟疫), 염병(染病)도 마찬가지 뜻이다. 모두 균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사람을 다치게 하는 병이..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4.근신(謹愼)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4.근신(謹愼)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5. 27. 11:13 말(言)과 행동(行)에 근신함을 얹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언행에서의 신중함은 지혜의 토대를 이룬다. 근신(謹愼)이라는 이 말, 그저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내리는 벌(罰) 정도의 의미로만 남았다. 사전 등에는 우선의 새김이 ‘조심’이라고 나오지만 이 낱말을 받아들이고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잘못을 저질러 받는 벌의 일종’ 정도의 뜻으로 새기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낱말을 이루는 앞 글자 謹(근)은 말을 조심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말’을 가리키는 言(언)이라는 부수가 들어있고, ‘재앙’ ‘화근’ 등을 지칭하는 堇(근)이 있다. 따라서 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사안을 앞에 두고 입조심을 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3.총리(總理)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3.총리(總理)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5. 20. 14:27 머리카락을 단정히 땋아 뿔 모양처럼 올린 머리 모습이 총각이다. 그로부터 성인에 이르기 전의 젊은 소년, 청년들을 일컫는 단어로 발전했다. 요즘 차기 총리 자리에 어떤 인물이 오를지가 꽤 큰 관심거리다. 대한민국 총리는 강력한 권력의 대통령 바로 밑에 있는 사람이어서, 흔히는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라고 하지만 실제 권한이 크질 않아 그저 ‘얼굴 마담’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내각의 제반 업무를 관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비록 형식적이기는 할지라도 오래 비워둘 수만은 없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를 거치다가 중도에 낙마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누가 그런 바람 찬 총리 ..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2.숙청(肅淸)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2.숙청(肅淸)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5. 13. 17:39 중국 현대 정치운동사에서 극좌적인 모험주의 성향으로 고도의 반대파 숙청 기술을 선보였던 캉성(오른쪽)과 마오쩌둥의 처 장칭의 모습이다. 요즘 김정은의 북한이 매우 심상찮아 보인다. 국가정보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또 숙청(肅淸)이 이어졌다. 대체 무슨 광기(狂氣)와 오만(傲慢)이 제 수족처럼 부리던 군부의 요인들을 찬바람 닥쳐 마구 떨어지는 낙엽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일까.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숙청(肅淸)이라는 한자 낱말에 눈길이 간다. 뒤의 글자 淸(청)은 물이 맑음을 나타내는 형용이지만, 동사의 뒤에 붙었을 때는 ‘싹 비우다’ ‘죄다 없애다’의 새김이다. 앞의 동사가 품은 동작의 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1.영합(迎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1.영합(迎合)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5. 6. 16:43 손님이 오면 먹던 밥을 토하고, 감던 머리 쥐어잡고 달려나가 그를 맞이했다는 주나라 주공의 상상도. 제가 주인임을 잊고 손님에 지나치게 합쳐지면 그게 바로 영합(迎合)이다. 예로부터 손님을 맞고 들이며, 보내는 일은 매우 중요했다. 주인과 손님의 신분이 뚜렷이 나뉘며 서로 나아가고 물러서는 절차를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담을 두르고 문을 설정해 제 경계를 확보한 사람이 주인, 그 담과 문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은 손님이다. 외부와의 교섭과 거래는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주인은 손님과의 만남을 통해 외부와의 거래와 교섭에 나선다. 따라서 손님을 맞는 일은 빈례(賓禮)라는 이름으로 예절(禮節)과 법도..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0.연설 (演說)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00.연설 (演說)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4. 29. 17:31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펼쳐보이는 일이 연예(演藝)다. 경극은 중국 전통 연예의 대표다. 연예와 같은 맥락으로, 말로써 제 뜻을 펼쳐보이는 행위가 연설(演說)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 의회에서 역사적인 연설(演說)을 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이 2015년 4월 29일 오후라서 그 내용을 미리 알 수 없다. 곧 내용이 알려질 일본 총리의 최초 미 의회 연설은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 우선 뉴스로서도 그렇고, 한국이 처한 동북아 정세를 감안해도 그렇다. 기대하기 어려운 과거사 사과다. 잘못을 인정치 않으려는 속 좁은 일본 정치인들에게 진솔한 과거사 반성을 요구하는 일은 어쩌면 나무에서..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99.곡예(曲藝)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99.곡예(曲藝)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4. 22. 16:42 중국에서 '곡예'란 노래 등을 통해 표현하는 재능을 말한다. 우리말 쓰임새의 '서커스'와는 다르다. 중국 전통 곡예인 說唱(설창)을 표현한 옛 그림이다. 이 말 ‘서커스’ 쯤으로 풀어야 적당하다. 적어도 우리말 쓰임새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한자를 보면 조금 뉘앙스가 다를 법하다. 앞의 曲(곡)이라는 글자는 ‘굽이’ 또는 ‘노래’를 가리킨다. 뒤의 글자 藝(예)는 굳이 풀 이유가 없을 정도로 우리가 잘 안다. 그럼에도 살필 필요는 있다. 曲(곡)은 밭을 가리키는 田(전), ‘말미암다’의 由(유)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밭의 경계가 살짝 허물어지는 일이 由(유), 크게 변하는 일이 曲(곡)이란다. 따라서..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98.물의(物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98.물의(物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4. 15. 17:41 물색(物色)과 제례(祭禮) 청나라 때 왕조 차원의 제사 장면. 과거에는 제례를 올릴 때 희생을 제물로 바쳤다. 희생의 털과 건강 등을 체크했던 일이 '물색'이다. 만물(萬物)이나 사물(事物) 등 ‘나’의 바깥에 있는 물체(物體)의 존재를 가리킬 때 흔히 쓰이는 한자가 물(物)이다. 살아가면서 늘 지니거나 쓰는 대상인 물건(物件) 등을 모두 지칭하고 있으니 우리에게는 매우 가까운 글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글자의 원래 출발점은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 것’이라는 뜻에 가깝다. 일반적인 명칭으로 먼저 등장하는 뜻은 ‘얼룩소’다. 털 빛깔이 여러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소를 일컬었다. 다음으로 등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