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채식 바람 조선일보 입력 2002.01.16 20:11 중국에 「답파채원(踏破菜園)」이란 말이 있다. 채소밭을 짓밟아 부순다는 뜻인데 융숭한 음식대접을 받아 뱃속이 놀랐다는 치사말이다. 채식만하던 사람이 어느 날 양고기를 배불리 먹었더니 꿈에 오장(五臟)의 신이 나타나 양이 「채소밭을 짓밟고 있다(羊踏破菜園)」 해서 비롯된 말이다.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떠나가던 날 영문 모르는 찬이 건 밥상을 받은 심봉사가 「허 기름진 것 들어가면 배를 다치느라」고 한 말과 피장파장이다. 고기가 들어가면 배를 다친다는 발상은 바로 오장육부의 구조가 풀로 돼 있는 채식민족이라는 존재증명인 것이다. 한민족이 세상에서 가장 채식문화가 발달한 채식민족임은 소장(小腸)이 여느 다른 민족의 평균보다 두드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