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구중자황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구중자황(口中雌黃)이란 ‘입속에 자황(雌黃)이 있다’는 말이다. 자황이란 비소(砒素)와 유황(硫黃)의 화합물로, 약재로도 썼고, 옛날 중국에서는 잘못 쓴 글자를 고칠 때 썼다고 한다. 오늘날로 치자면 글자를 지우는 ‘화이트’인 셈이다. 그래서 지론(持論)을 수시로 바꾸거나 말하자마자 취소하는 등의 행위를 비판할 때 “구중자황하는 자”라고 했다. 왕연(王衍·256~311년)은 서진(西晉) 사람으로 노장(老莊)사상에 빠져 현언(玄言)을 일삼았다. 현언이란 허무(虛無)나 무위(無爲)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청담(淸談)이라고도 한다. 주로 위진(魏晉) 시대에 이런 풍조가 크게 유행했다.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죽림칠현(竹林七賢)이 바로 그들이다. 왕연은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