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에 정월(正月)이라는 시가 있다. ‘정월에 서리가 자주 내리니 내 마음이 근심스럽고 백성들의 와언(訛言)이 실로 너무도 크도다.’ 이 시가 주나라 때 지어진 것인데 주나라 정월은 하나라 월력으로는 4월이다. 지금의 음력 4월과 같다. 그렇다면 만물이 한창 자라날 봄인데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다. 만물이 잘 성장해야 할 봄에 서리가 내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재이(災異)다. 그런데 백성들까지 와언(訛言), 즉 거짓되고 과장된 말을 일삼는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송나라 유학자 진덕수(眞德秀)는 와언을 이렇게 풀고 있다.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하며 충성을 간사함으로 만들고 간사함을 충성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와언이다.” 와언이 기승을 부리면 결국 군자와 소인의 자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