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161

[이한우의 간신열전] [111] 눈 밝음과 어두움<明暗>

[이한우의 간신열전] [111] 눈 밝음과 어두움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12.02 03:00 야당 대통령 후보가 여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큰 차이로 앞서다 보니 야당 후보 쪽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가나 보다. 선대위 구성을 놓고도 잡음이 들려온다. 이쪽 말 다르고 저쪽 말 다르다 보니 정치 경험이 없는 후보 자신도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공자는 제자 자장이 “눈 밝다[明]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라고 묻자 “부하들 간에 서로를 모해(謀害)하는 중상모략이 행해지지 않고 혈친들의 애끓는 하소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정사(政事)는 밝다”고 했다. 김종인 박사를 모셔와야 한다는 주장이 옳을까? 모셔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옳을까? 둘 중 하..

간신열전 2021.12.02

[이한우의 간신열전] [110] 도둑의 도리

[이한우의 간신열전] [110] 도둑의 도리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11.25 03:00 “말은 잘하는데 논리에 맞지 않고 믿음은 가는데 이치에 맞지 않고 용감하기는 한데 의리에 맞지 않고 법을 잘 지키기는 하는데 실상에는 맞지 않는 것, 천하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이 네 가지다.” ‘여씨춘추’에 나오는 말이다. 내로남불이 판치는 이 나라에서 제대로 된 공인(公人)과 ‘사이비 공인’을 잘 분간하려면 적어도 이 네 가지는 잘 갖춰야 할 것이다. 이 네 가지에 밝지 못하면 이른바 도둑놈의 도리에도 쉽게 미혹된다. 공자 시대에 도척(盜跖)이라는 큰 도둑이 있었다. 한번은 그 부하가 도척에게 “도둑에게도 도리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도척이 말했다. “무릇 빗장을 걸어 잠근 문 안을 함..

간신열전 2021.11.25

[이한우의 간신열전] [109] 주나라 솥에 그려진 ‘쥐’ 그림

[이한우의 간신열전] [109] 주나라 솥에 그려진 ‘쥐’ 그림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1.18 03:00 ‘정(鼎)’은 세 발 달린 초대형 솥인데 고대 중국에서는 천자의 상징이다. ‘여씨춘추’에 따르면 주나라의 세발솥에는 말이 쥐를 밟고 있는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예부터 중국에서 쥐는 음지(陰地)에서 서식하며 양물(陽物)을 해치는 동물로 간주했다. 그래서 양을 상징하는 말로 하여금 쥐를 밟아버리게 해서 나라를 망치는 풍속을 내쫓으려 했다고..

간신열전 2021.11.18

[이한우의 간신열전] [108] 환관의 공도만도 못한…

[이한우의 간신열전] [108] 환관의 공도만도 못한…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1.11 03:00 환관(宦官)은 애당초 근시(近侍)이기 때문에 공도(公道)를 행하지 않아도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역사를 보면 조정 신하를 뛰어넘는 공도를 행해 두고두고 좋은 평가를 받는 환관이 적지 않다. 후한(後漢) 순제(順帝) 때의 환관 양하(良賀)가 바로 그런 경우다. 평소 청렴하고 검소하며 진중하고 겸손했던 양하는 황제가 구경(九卿)에게 용맹한 무장을 ..

간신열전 2021.11.11

[이한우의 간신열전] [107] 영행전에 오를 비서관

[이한우의 간신열전] [107] 영행전에 오를 비서관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1.04 03:00 환관(宦官)이나 내시(內侍)는 임무 자체가 사사롭게 군주를 섬기는 것이니 딱히 그들에 대해 충신이니 간신이니 논할 가치도 없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역사를 쓰면서 열전(列傳)을 둘 때 방기(方技)전이나 폐행(嬖幸)전 혹은 영행(佞幸)전을 둔 것은 또 다른 행태의 간사한 짓이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방기전에 들어가는 인물은 군자라면 수치스럽게 여기겠..

간신열전 2021.11.04

[이한우의 간신열전] [106] 공자가 소정묘를 처형한 까닭

[이한우의 간신열전] [106] 공자가 소정묘를 처형한 까닭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0.27 03:00 공자가 노(魯)나라 정공(定公) 때 형법을 책임진 사구(司寇)가 돼 국정에 참여하게 되자 7일 만에 소정묘(少正卯)를 처벌했다. ‘순자(荀子)’를 비롯한 여러 출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에 제자들도 깜짝 놀라 공자에게 물었다. “소정묘는 노나라에서 소문난 사람[聞人]입니다. 스승님께서는 정사를 맡으시고서 맨 먼저 그를 주살한 것은 잘못이 아니겠습니..

간신열전 2021.10.27

[이한우의 간신열전] [105] 지공

[이한우의 간신열전] [105] 지공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0.20 03:00 공(共)은 ‘더불어’나 ‘함께’로 명확히 번역할 수 있지만 공(公)은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한 번역어를 찾을 수 없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공평하다’나 ‘공변되다’로 돼 있으니 여전히 공(公)은 옮겨지지 않은 것이다. 다만 ‘숨김없이 드러내 놓다’라는 뜻은 공개(公開)의 공(公)과 뜻이 연결되는 정도다. 그럼에도 동양에서는 그 공(公)을 지극히 하는 것을 지공(至公)이라 ..

간신열전 2021.10.20

[이한우의 간신열전] [104] 순자의 눈으로 대장동을 본다

못난 내청춘 [이한우의 간신열전] [104] 순자의 눈으로 대장동을 본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0.13 03:00 대장동 사태 때문에 고전을 읽으면서도 그와 관련된 내용에 자꾸 눈길이 간다. 중국 고전 ‘순자(荀子)’에 불구(不苟)편이 있다. 구차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마침 거기에 이번 사태를 꿰뚫어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군자와 소인의 차이가 나오기에 소개한다. “군자는 능력이 있어도 좋고 능력이 없어도 좋다. 소인은 능력이 있어도 추잡..

간신열전 2021.10.13

[이한우의 간신열전] [103] 췌마지술

[이한우의 간신열전] [103] 췌마지술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10.06 03:00 소진(蘇秦)은 흔히 말하는 유세객(遊說客)이다. 유세객이란 제후들을 설득해 자신의 계책을 따르게 하고 부귀를 얻으려는 자를 말한다. 특히 춘추전국시대에 이런 사람이 많았다. 대체로 국가의 공적 기능이 무너져내리면 이런 유세객들이 판을 치게 된다. 소진은 유세에 나서기 전 1년 동안 췌마지술(揣摩之術)을 연마했다. 췌마(揣摩)란 촌탁(忖度)과 같은 뜻으로 자신의 마음을..

간신열전 2021.10.06

[이한우의 간신열전] [102] 비슷한데 실은 아닌 것

[이한우의 간신열전] [102] 비슷한데 실은 아닌 것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https://www.chosun.com/nsearch/?query=%EC%9D%B4%ED%95%9C%EC%9A%B0%EC%9D%98%20%EA%B0%84%EC%8B%A0%EC%97%B4%EC%A0%84 www.chosun.com 입력 2021.09.29 03:00 “옥을 다루는 장인이 근심하는 것은 돌 중에 옥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서다. 뛰어난 군주라도 지식이 해박하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해 통달한 자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 곤혹스러워한다.” 여불위(呂不韋)가 ‘여씨춘추’라는 책에서 의사(疑似), 즉 사이비 판별의 어려움을 말한 내용이다. 이것이 바로 사이비(似而非)인데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람이 공자(孔..

간신열전 202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