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161

[이한우의 간신열전] [81] 현대판 ‘더덕 정승’ ‘김치 판서’는 누구

[이한우의 간신열전] [81] 현대판 ‘더덕 정승’ ‘김치 판서’는 누구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4.28 03:00 | 수정 2021.04.28 03:00 축군(逐君), 즉 쫓겨난 임금의 한창때 정치를 살펴보면 반드시 희한한 간신들이 득세했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연산군의 장인 신승선(愼承善)은 성종 때 정승을 지내고 사위가 왕이 되자 영의정까지 올랐지만 그에 대한 실록의 평은 가혹하다. “사람됨이 연약해 아무런 건의를 올린 바가 없고 직무에 게으르고 녹만 먹어 있으나 마나 하니 사람들이 죽반승(粥飯僧)이라고 불렀다.” 죽반승이란 밥만 축내는 쓸모없는 승려를 비꼬는 말이다. 광해군 때는 전형적 권간(權奸) 이이첨(李爾瞻) 외에도 희한한 인물들이 고위직에 있었다. ‘광해군 일기..

간신열전 2021.04.28

[이한우의 간신열전] [80] 나라를 망친 六賊

[이한우의 간신열전] [80] 나라를 망친 六賊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4.21 03:00 | 수정 2021.04.21 03:00 송나라(북송)가 금나라의 침입을 받아 남쪽으로 옮겨가게 되자 진동(陳東·1086~1127)이라는 태학생이 국정(國政)을 문란케 한 채경(蔡京)을 비롯해 양사성(梁師成), 이언(李彦), 왕보(王黼), 주면(朱勔), 동관(童貫) 등 6명을 나라를 망친 육적(六賊)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도륙해 천하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청했다. 그러나 남송(南宋)의 황제 고종(高宗)은 오히려 진동을 저잣거리에서 참수시켜 버렸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의 20~30대 초선 의원 5명이 4·7 재·보선 참패의 원인으로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반성을 촉구할 때만 해도 진동의 기..

간신열전 2021.04.21

[이한우의 간신열전] [79] 임금에 아첨해 돈 탐하는 폐행

[이한우의 간신열전] [79] 임금에 아첨해 돈 탐하는 폐행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4.14 03:00 | 수정 2021.04.14 03:00 중국의 각종 역사서나 조선 세종 때 편찬한 ‘고려사’에는 ‘간신전’과는 별개로 ‘영행전(佞倖傳)’ 혹은 폐행전(嬖幸傳)이라는 항목을 두고 있다. 영행이나 폐행은 같은 말로 살살거리는 아첨으로 임금의 눈에 들어 돈을 탐하는 자들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자리를 탐하는 간신과는 구별이 된다. 우리의 세종대왕에 비견될 만큼 훌륭한 군주였던 한나라 문제(文帝)도 등통(鄧通)이라는 사람을 사사로이 아껴 그를 큰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등통은 문제에게 종기가 생기면 입으로 고름을 짜낼 정도였으니 눈 밝은 임금이라는 문제도 예뻐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

간신열전 2021.04.14

[이한우의 간신열전] [78] “그렇게 하고도 무너짐이 없겠는가”

[이한우의 간신열전] [78] “그렇게 하고도 무너짐이 없겠는가”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4.07 03:00 | 수정 2021.04.07 03:00 후한(後漢)의 학자 왕부(王符)는 책 ‘잠부론(潛夫論)’에서 춘추시대 현자(賢者) 정나라 자산(子産)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시작한다. “칼을 제대로 잡을 줄도 모르는 자로 하여금 베라고 하며 스스로 많은 상처를 입을 뿐이다[未能操刀而使之割(미능조도이사지할) 其傷實多(기상실다)].” 이 때문에 세상의 군주들은 귀척(貴戚)에 대해 그들의 알랑거리고 아첨하는 모습만을 좋아해 그들의 재능은 헤아려 보지도 않은 채 관직을 내린다.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공적을 세워 백성이 추대하게 하지는 않으면서 구차스럽게 그 작위만 높여준다. 그리고 그 ..

간신열전 2021.04.07

[이한우의 간신열전] [77] 성난 민심에 기름 끼얹는 탐신

성난 민심이 정국에 거대한 파고(波高)를 만들고 있다. 서울·부산 보궐선거의 여론조사마다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일어난 민심의 큰 변화다. 1년 전만 해도 여당에 180석 가까이 몰아준 민심에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수준 이하의 온갖 종류 간신배 유형을 모아놓은 듯한 여당 의원들의 패악질이 있었다. 2020년 총선 직후 딱 하루 ‘겸손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고 그 후 내내 ‘신진’ 여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보여준 ‘의정 활동’은 오만방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행태가 오만함에만 그쳤다면 민심이 짜증은 내도 분노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여기에는 20여 차례 대책이라고 내놓으며 부동산 값을 올려 청년 미래 세대를 좌절시킨 김..

간신열전 2021.03.31

[이한우의 간신열전] [76] 임금도 눈치를 본 ‘權奸’

[이한우의 간신열전] [76] 임금도 눈치를 본 ‘權奸’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3.24 03:00 | 수정 2021.03.24 03:00 이야기나누는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김안로(金安老), 조선의 대표적 권간(權奸)이다. 권간이란 실권을 장악하고 뒤에서 임금까지 뒤흔드는 인물을 뜻한다. 원래 김안로는 사림 출신이다. 오늘날로 치자면 ‘운동권’ 출신인 셈이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가 몰락하는 것을 보면서 김안로는 더 이상 사림이 아니라 권력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는 이조판서, 우의정, 좌의정에 오르며 권력의 실세가 된다. 이때부터 김안로는 당대의 인물들을 유배 보내거나 사약을 내려 죽였다. 중종도 그의 눈치를 봐야 할 지경이 된 것이다. 조선 역사를 돌아보면..

간신열전 2021.03.24

[이한우의 간신열전] [75] 임금을 섬기는 도리

[이한우의 간신열전] [75] 임금을 섬기는 도리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3.17 03:00 | 수정 2021.03.17 03:00 벼슬길에 나아가서는 임금에 대한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임금의 허물을 보완할 것을 생각하는 것[進思盡忠 退思補過], 이것이 예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섬기는 도리다. 원래 이 말은 춘추시대 때 진(晉)나라 장군 순림보(荀林父)라는 사람이 보여준 신하로서의 처신(處身)을 표현한 것인데 그 후에 한나라 유학자 유향(劉向)의 책 ‘설원(說苑)’에도 실리고 송나라 때 편찬된 ‘소학(小學)’에도 실렸다. 이를 잘 살피면 신하의 도리를 벗어난 자들의 실상을 자세하게 살필 수 있다. 진충(盡忠)이란 신하가 주군을 위해 스스로를 낮추고 주군을 높이는..

간신열전 2021.03.17

[이한우의 간신열전] [74] 아첨 좋아하는 ‘소인型’ 임금

[이한우의 간신열전] [74] 아첨 좋아하는 ‘소인型’ 임금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3.10 03:00 | 수정 2021.03.10 03:00 공자는 간신(奸臣)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영신(佞臣)이라는 말을 주로 썼다. 말재간이나 부리는 신하를 가리킨다. 공자는 그래서 “말재간이나 부리는 신하는 나라의 도리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시대 어명(御命)보다 더 ‘존엄’한 이 정부의 대통령 지시 때문인지 이 정부 장관들의 발언은 여러모로 말재간에 가깝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몇몇 부처에서 문제점을 지적했고 거기에는 국토부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의 지적은 여론조사가 보여주듯이 국민들의 상식과 가까웠다. 그럼에도 국토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의 질책을 받자 “국토부..

간신열전 2021.03.10

[이한우의 간신열전] [73] 향원과 사이비

[이한우의 간신열전] [73] 향원과 사이비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3.03 03:00 | 수정 2021.03.03 03:00 “향원(鄕原)은 다움을 해치는 자[德之賊]다.” ‘논어’ 양화편에 실린 공자의 말이다. 처음에 ‘논어’ 공부를 하면서 이 문장의 뜻을 알게 됐을 때 놀란 점은 공자 시절에도 선동가가 심각한 문제였구나라는 것이었다. 서양에서만 고대 그리스 때부터 데마고그, 즉 선동가 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향원(鄕原)의 원(原)은 원(愿)과 같은 것인데 원(愿)이란 ‘삼가다’ ‘공손하다’ ‘질박하다’는 뜻이다. 즉 향원이란 한 마을에서 공손하고 질박한 행실로 신망을 크게 얻은 사람을 말한다. 다행히 맹자도 이..

간신열전 2021.03.03

[이한우의 간신열전] [72] 무군(無君) 친압(親狎)은 누가 하나

[이한우의 간신열전] [72] 무군(無君) 친압(親狎)은 누가 하나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1.02.24 03:44 | 수정 2021.02.24 03:44 무군(無君)은 임금을 없다고 여기고서 업신여기는 것이니 왕조시대라면 당연히 최악의 불충(不忠)에 해당해 삼족(三族)을 멸하는 형벌을 받았다. 친압(親狎)이란 사사롭게 친하다고 해서 막 대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한 몇몇 행위는 분명 친압에 해당한다. 물론 둘 다 군주정 시대의 용어니 민주정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그렇긴 해도 대통령과 반대되는 진영이 하는 가혹한 대통령 비판은 간혹 대통령을 옹호하는 진영에서 “선을 넘지 말라”는 지적을 받곤 한다. 이는..

간신열전 2021.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