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別曲 223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91] 더욱 견고해지는 통제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91] 더욱 견고해지는 통제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5.13 00:00 먼저 움직여 남을 누르는 일은 중국 성어 표현으로 선발제인(先發制人)이다. 줄여서는 ‘선제(先制)’라고 적는다. 남과의 싸움이나 다툼을 상정하는 상황에서 흔히 사용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내 뜻에 맞춰 컨트롤할 수 있느냐는 통제(統制)에 관한 고민이다. 그런 까닭에 중국인들의 시선은 곧잘 남의 ‘급소’에 머문다. 앞서도 얘기했듯, 우선 요령(要領)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두 글자는 각각 허리[腰]와 목 부위 주변[領]을 가리킨다. 이곳을 남에게 잡히면 옴짝달싹하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사안의 핵심’이라는 뜻을 얻었다. 옆구리도 마찬가지다. 이곳을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는 곧장 ..

차이나別曲 2022.05.13

“한국이 우크라이나 꼴 난다” ...환구시보의 입이 거친 이유

“한국이 우크라이나 꼴 난다” ...환구시보의 입이 거친 이유 [유광종의 중국뉴스 읽는 법] 중국을 ‘세계의 공적’으로 만드는 망언들 맹목적 애국주의·충성경쟁에서 자주 등장 ‘사나운 개 있는 술집’ 이미지로 고립 불러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5.11 11:00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계열에는 환구시보(環球時報)라는 자매지가 있다. 인민일보가 돈벌이, 즉 상업화를 위해 펴낸 신문이다. 국제 사안을 주로 다루면서 국내에 팽배해지고 있는 민족주의, 애국정서 흐름에 편승하는 강성 논조로 유명하다. 이 신문의 편집장으로 맹활약했던 중국 언론인은 후시진(胡錫進·62)이라는 인물이다.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인. /조선DB 입이 거칠기로 중국에서는 둘째로 꼽으면 서러워할 정도다. 원색..

차이나別曲 2022.05.12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90] 중국인들의 외침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90] 중국인들의 외침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5.06 00:10 “잘사는 집 문에는 술과 고기 썩는 냄새, 길에는 얼어 죽은 이 해골. 잘살고 못사는 모습이 지척으로 갈리니, 슬퍼서 더 이상 적을 수가 없네(朱門酒肉臭, 路有凍死骨. 榮枯咫尺異, 惆悵難再述)”라는 유명 시구가 있다. 유광종의 차이나 별곡 / 중국인들의 외침 / 일러스트=김하경 당나라 두보(杜甫)의 작품이다. 이른바 ‘안사(安史)의 난’이 벌어졌을 때 백성들의 삶이 처했던 정경을 읊었다. 가난하고 힘없는 민초들의 삶이 막바지로 몰리는 극한의 상황이다. 그렇듯 체념으로 고난을 견디다가 말없이 사라지는 백성들이 중국에서는 많았다. 모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역경(逆境)에서 취하는 삶의 자세가..

차이나別曲 2022.05.06

“인민의 길 안내자”...시진핑 개인숭배 호칭, 마오쩌둥 넘어섰다

“인민의 길 안내자”...시진핑 개인숭배 호칭, 마오쩌둥 넘어섰다 [유광종의 중국뉴스 읽는 법] 광시 자치구 시진핑 띄우기 첫 포문 연임 현실화 ‘충성 맹세’ 본격 가동 아첨의 관료문화, 개인숭배 초래 가능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5.03 13:00 “영원히 영수를 떠받들어 모시고, 영수를 지키며, 영수의 뒤를 좇자(永遠擁戴領袖, 捍衛領袖, 追隨領袖)”는 구호가 지난달 17일 중국 남단의 광시(廣西) 장족(壯族) 자치구에서 터져 나왔다. 느낌으로만 보면 영락없는 개혁·개방 이전 1인 권력이 극성을 부리던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의 언어다. 이는 최고 권력자에게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 바치는 ‘충성 맹세’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꼭 새롭다고만 할 수는 없는 현상이다. 현 공산당 최고 지도..

차이나別曲 2022.05.04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9] 중앙과 조정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9] 중앙과 조정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4.29 00:00 ‘한가운데’라는 뜻을 지닌 한자 단어가 중앙(中央)이다. 우리말 쓰임도 많아 전혀 새롭지 않다. 그러나 한자 둘의 본래 꼴과 새김은 색다르다. 앞의 중(中)은 전쟁터 군대가 쓰는 깃발의 모습이다. 진영 복판의 사령탑을 가리켰을 듯하다. 뒤의 앙(央)은 의외다 싶을 정도다. 죄수가 목에 차는 형구(刑具), 즉 칼을 차고 있는 꼴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재앙(災殃)’의 새김이 컸다고 추정한다. 나중에는 목에 차는 칼의 나무 양쪽이 딱 맞아떨어지는 모습에서 ‘가운데’의 의미를 얻었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권력의 무게가 덧대지면 이 단어는 대단한 위력을 지닌다. 특히 ‘가운데’와 ‘언저리’의 차별성이 매..

차이나別曲 2022.04.29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8] 일통과 통일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8] 일통과 통일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4.22 00:00 중국에서 숙성한 정치적 사고는 대개 위계(位階)와 배열(排列), 순서(順序)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통치의 틀을 촘촘하게 펴서 큰 땅을 지배하는 데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는 개념의 하나는 일통(一統)이다. 우리는 이 단어를 접할 때 우선 통일(統一)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비슷하며 서로 섞이기도 하지만 ‘일통’과 ‘통일’은 조금 다르다. 앞은 만물의 근원, 근본 등의 뜻을 지닌다. 그에 가장 가까운 개념은 정통(正統)이다. 중국 역사 속 대부분의 왕조 등이 즐겨 썼다. 그러나 일반 중국인이 가계(家系)를 세울 때도 이 ‘일통’과 ‘정통’의 개념은 뚜렷하게 ..

차이나別曲 2022.04.22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7] 흔들리는 중국 대도시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7] 흔들리는 중국 대도시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4.15 00:00 도시의 형성 과정에서 군사적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우선 안전해야 사람들이 몰려들어 삶의 터전을 이루기 때문이다. 전쟁을 숱하게 겪었던 중국의 경우는 더 두드러진다. 도시를 뜻하는 영어 ‘city’를 곧장 ‘성시(城市)’로 번역한 사례를 봐도 그렇다. 그 성(城)은 분명한 군사적 건축이다. 외부의 침략을 상정해 지은 담장이다. 게다가 정치와 행정의 요소가 덧대져 지금처럼 자리 잡은 곳이 현대 중국의 도시들이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 중국의 그런 ‘성’을 여닫는 일이 화제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에 따라 최근 부쩍 ..

차이나別曲 2022.04.19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6] 생각이 늘 복잡한 중국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6] 생각이 늘 복잡한 중국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4.08 00:00 숙고(熟考), 재고(再考), 숙사(熟思)…. 거듭 생각하는 행위다. 사실 이는 중국 인문에서는 거의 ‘강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생각이 널리 미쳐야 위기에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식의 경구(警句)가 퍽 발달한 곳도 중국이다. 우선 공자(孔子)의 ‘논어(論語)’에 등장한다.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가까운 곳에 걱정거리가 생긴다(人無遠慮 必有近憂)”는 말이다. 위기에 민감한 유가(儒家)의 전통적 사고, 이른바 우환의식(憂患意識)의 흐름이다. /일러스트=양진경 ‘좌전(左傳)’에 나오는 대표적 경구도 이미 소개했다. “평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라(居安思危)”는 말이다. “대비가 있으면 환..

차이나別曲 2022.04.08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5] 들판에 번지는 불길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5] 들판에 번지는 불길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4.01 00:00 큰 벌판이 적잖은 중국에서는 뭔가 널리 퍼지는 것에 대한 주의(注意)가 늘 따랐다. 우선 ‘바람[風]’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 닥칠 현상의 조짐으로도 쓰이지만, 때로는 널리 퍼지는 무엇을 가리킨다. 물이 도저하게 흘러 퍼지는 ‘유행(流行)’ 개념이다. 바람 따라 이곳저곳에 번져 일정한 습속으로 자리 잡으면 풍습(風習)이나 풍속(風俗)이다. 풍미(風靡)라는 단어는 불어오는 바람의 결을 따라 풀이 납작 엎드리는 경우를 그렸다. 번짐이 크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불씨가 번져 들판의 풀을 태우는 일을 지칭하는 말도 있다. 막아내기 매우 힘든 상황을 설명할 때 잘 쓴다. 유교 경전인 ‘서경(書經)..

차이나別曲 2022.04.0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4] 바다에 성을 쌓다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4] 바다에 성을 쌓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3.25 00:00 “바다가 육지라면…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을”이라는 노랫말이 있다. 1970년대 유행했던 우리 대중가요다. 바다의 큰물 앞에 선 사람의 절망과 비탄이 섞여 있다. 뭍에 묶여 살았던 중국인들의 바다 공포증은 더 심한 편이다. 싸움의 꾀를 다룬 ‘삼십육계(三十六計)’의 첫 계책에도 바다가 먼저 등장한다. ‘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너다’라는 뜻의 만천과해(瞞天過海)다. 이미 소개했듯이 바다 앞에서 겁에 질린 황제를 술과 파티로 속여 어느덧 바다를 건너게 했다는 내용이다. ‘바다를 보며 탄식하다’라는 뜻의 망양흥탄(望洋興嘆)이라는 성어도 있다. 속뜻은 ‘거대함 앞에서의 자기 성찰(省察)..

차이나別曲 202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