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別曲 223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3] 兄弟와 패거리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3] 兄弟와 패거리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3.18 00:00 주민등록증, 시쳇말로 ‘민증’에 찍힌 나이를 두고 누가 형이고 동생이냐를 가리는 일은 우리에게도 제법 익숙하다. 남성들끼리 형제(兄弟) 서열을 정한 뒤 호형호제(呼兄呼弟)하면서 더 가깝게 지내기 위한 걸음이다. 따라서 ‘형제’는 단순히 핏줄에 그치지 않는다. 남성들끼리 우의를 깊이 다지는 사회적 관계 설정의 한 방식으로 쓰일 때가 많다. 그런 우리보다 몇 수 높게 이 ‘형제’ 개념을 활용하는 곳이 중국이다. 공자(孔子)의 ‘논어(論語)’에는 “세상 안에서는 모두 형제다(四海之內皆兄弟也)”라는 어구가 나온다. 당시 중국의 범주는 매우 작았겠지만, 그 안의 사람은 모두 형제처럼 평화롭게 잘 지낼 ..

차이나別曲 2022.03.18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2] 孔子의 벗, 공산당의 친구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2] 孔子의 벗, 공산당의 친구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3.11 00:00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논어(論語)’의 시작 어구는 매우 유명하다. 사람의 이상적 모델인 ‘군자(君子)’를 규정하면서 꺼낸 말이다. 자신의 덕행과 수행이 널리 퍼져 따르는 이가 많은 경우를 일컬었다. ‘붕(朋)’은 따라서 그저 친한 벗이 아니다. 삶의 지향(志向)이 같아야 그 반열에 든다. 나중에는 동문(同門)에서 함께 공부한 동료를 가리키는 글자로 발전한다. 이 글자처럼 ‘벗’의 의미를 지닌 우(友)는 감성적 영역에 더 가깝다. 친밀한 정도가 아주 높은 사람 사이다. 그래서 둘을 합쳐 ‘붕우(朋友)’라고 적으면 중국어에서는..

차이나別曲 2022.03.1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1] 러시아에는 늘 약한 중국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1] 러시아에는 늘 약한 중국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3.04 00:00 요즘 중국인들은 러시아를 ‘북극곰[北極熊]’이라 부른다. 그러나 100여 년 전에는 그 호칭이 퍽 특이했다. ‘털북숭이’라는 뜻의 ‘모자(毛子)’가 일반적이었다. 때로는 그 앞에 친근감, 또는 얕잡아 보는 의미의 노(老)가 붙었다. 지금 중국 동북 지역 사람들은 제정(帝政) 시절의 러시아와 싸움이 잦았다. 전투가 벌어지면 술을 마신 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사납게 다가오는 러시아인들이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중국인에게 러시아인들은 늘 ‘호전적인 민족[戰鬪民族]’의 이미지다. /일러스트=김성규 동북 지역 하얼빈(哈爾濱), 치치하얼(齊齊哈爾) 등은 그때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생긴 지명..

차이나別曲 2022.03.04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0] 고만고만한 나라, 中國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80] 고만고만한 나라, 中國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2.25 00:00 큰 나라라고 해서 대국(大國), 위에 있는 나라라고 해서 상국(上國)이었다. 하늘의 점지를 받은 왕조라고 해서 천조(天朝)라고도 했다.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자부하는 중국(中國)을 자타가 일컫던 호칭이다. 문명의 자긍심으로 이를 때는 중화(中華)였으나, 그 정도가 혹심해져 주변에 강압적 질서를 요구하던 일도 많았다. 이른바 중화주의(中華主義)다. 세상을 높고 낮음의 존비(尊卑)로만 바라봤던 옛 시대 시선이다. 요즘 중국인들 생각은 어떨까. 일부는 냉소적이다. 스스로 내세웠던 문명으로서의 위상을 체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나친 통제와 전제의 틀에 저항적이다. 공산당이 늘 강..

차이나別曲 2022.02.25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9] 여성 납치와 인신매매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9] 여성 납치와 인신매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2.18 00:00 눈이 먼 산?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는 중국 영화 제목이 있다. ‘맹산(盲山)’이다. 2007년 나왔으나 중국 국내에서는 방영 금지 조치를 받았다. 내용은 깊은 산간벽지로 납치당한 여성의 눈물겨운 탈출기다. /일러스트=박상훈 중국 서북 지역 깊은 오지로 간 여성은 대학을 마친 인텔리다.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사기꾼 꾐에 말려 벽지로 이동해 마취를 당했고, 급기야 현지 노총각의 신부로 팔린다. 갖은 탈출 노력을 펼쳤으나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은 자신을 구하러 온 부친과 몸싸움을 벌인 ‘남편’을 살해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국내 방영 허가를 얻기 위해 다른 결말도 만들었으나 당초의 영화 설정..

차이나別曲 2022.02.18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8] ‘잔꾀’ 올림픽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8] ‘잔꾀’ 올림픽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2.11 00:00 강태공(姜太公), 손무(孫武), 범려(范蠡), 귀곡자(鬼谷子), 장량(張良)에 이어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까지…. 남과의 싸움에서 희한하다 싶을 정도의 능력이나 생각을 선보였던 중국 유명 인물들이다. 중국은 그 싸움의 생각이 깊다. 일정한 패턴이라고 해도 좋을 명맥과 체계를 갖췄다. 이른바 ‘모략(謀略)’의 정신세계다. 우리는 이를 곧장 음모(陰謀)로만 푸는데, 사실은 그보다 중립적이다. 오히려 싸움 방도인 ‘전략(戰略)’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러스트=김성규 속임수가 판치는 음모의 반대는 양모(陽謀)다. 드러내놓고 벌이는 전략의 구성이다. 따라서 모략은 어두운 속임수로 내려..

차이나別曲 2022.02.1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7] ‘목탁’이 사라지는 사회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7] ‘목탁’이 사라지는 사회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2.04 00:00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나돌던 시절이 있었다. 제 무지(無知)와 몽매(蒙昧)를 깨주는 스승은 늘 고맙기만 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선생(先生)’으로 부르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이 단어는 ‘세상에 먼저 나온 사람’이다. /일러스트=김성규 따라서 남을 높여 부르는 일반 경칭이었다. 지금의 스승이란 뜻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퍽 뒤의 일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을 일컫던 ‘부자(夫子)’가 스승의 호칭으로 더 일찍 자리를 잡았다. 제자들이 공자(孔子)를 그렇게 불렀던 ‘논어(論語)’ 덕분이다. ‘강석(講席)’과 ‘함장(函丈)’도 제자가 스승을 높여 불렀던 단어다. 앞은..

차이나別曲 2022.02.04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6] 풍진 세상 설맞이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6] 풍진 세상 설맞이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1.28 00:00 요즘은 여행(旅行)이 어렵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횡행하면서 먼 길 나서는 일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여행의 앞 글자인 ‘여(旅)’의 초기 꼴은 ‘깃발 아래 모여든 사람들’ 모습이다. 따라서 전쟁 등의 행위에 참여한 집단, 즉 군대의 의미로 출발한다. 군대는 싸움을 위해 자주 이동한다. ‘군대의 출행(出行)’이라는 그 의미 맥락이 결국 지금의 ‘여행’이라는 뜻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인 이백(李白) 등이 써서 유명한 ‘역려(逆旅)’는 나그네를 맞이하는[逆] 곳, 곧 여관이다. 같은 흐름을 보이는 글자가 정(征)이다. 역시 ‘군대 이동’의 의미였다가 차츰 먼 길에 나서는 행위 등을 지칭했다. 정..

차이나別曲 2022.01.28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5] 요즘 중국의 눈썹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5] 요즘 중국의 눈썹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1.21 00:00 지붕 아래 처마는 그 집채가 지닌 기세(氣勢)를 잘 드러낸다. 그래서 사람 얼굴 중 처마에 해당하는 부분이 주목받았던 모양이다. 이마 아래, 눈 위에 걸치는 부분인 눈썹이다. 한자로는 미(眉), 처마의 뜻을 그에 덧붙이면 미우(眉宇)다. /일러스트=김성규 우선 미인 형용에 이 눈썹이 자주 등장한다. 나방 또는 누에와 같은 모습의 눈썹을 아미(蛾眉)라고 했다. 때로는 버드나무 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미(柳眉), 유엽미(柳葉眉)다. 초승달을 닮았다는 뜻에서 미월(眉月)로도 불렀다. 눈썹과 그 아래의 눈을 함께 지칭하면 미목(眉目)이다. 안으로 품은 사람의 기운이 겉으로 드러나는 ‘창구’와 같아..

차이나別曲 2022.01.2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4] 중국정부의 붓글씨 필체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74] 중국정부의 붓글씨 필체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입력 2022.01.14 00:00 붓글씨에는 여러 필체가 있다. 관각체(館閣體)도 그 하나다. 왕조 시절 정부기관인 관(館)이나 각(閣)에서 썼던 글씨 유형이다. 때론 문체(文體)도 가리킨다. 조선에서는 홍문관(弘文館)이나 예문관(藝文館), 그리고 규장각(奎章閣) 등이 그 기관에 해당한다. 중국의 관각체 전통은 퍽 유장하다. 명대에는 대각체(臺閣體)로 불렸다가 청대에 지금 말로 자리를 잡았다. 정부의 공식 문서에 쓰는 필체라서 특징이 두드러진다. 누구든지 잘 알아볼 수 있어야 함이 우선이다. /일러스트=김성규 따라서 읽기 쉬운 해서(楷書)로 써야 한다. 아울러 ‘반듯함[方], 밝음[光], 검정[烏]’을 갖춰야 한다. ..

차이나別曲 2022.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