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餘暇 學會 조선일보 입력 2002.07.14 19:24 강직한 선비 최영경(崔永慶)이 진주에 은퇴해 사는데 유성룡(柳成龍)이 찾아보았다. 이때 최영경은 집에서 기르던 학 한 마리를 어깨에 얹고 나와 맞았다. 백마디 말보다 그 학이 주인의 심지를 대변해주었다. 이처럼 세속을 등지고 사는 선비들끼리 학계(鶴契)를 맺고 학 한 마리씩 길러 콘테스트를 하는데 아침 꽃 이슬로 학 볏을 매일 닦아주면 선홍빛이 더하고 시 읽는 소리를 많이 들은 학 눈일수록 오묘하다는 등 양학(養鶴)으로 누구의 학 볏이 보다 고운가, 누구의 학성(鶴聲)이 보다 멀리 떨치는가, 누구의 학 눈이 보다 멀리 보는가 등 열 가지를 겨룬다 하니 고상한 여가 이용이 아닐 수 없다. 한겨울에 나무 함지에 물을 담아 한데다 놓아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