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崔淳雨 古宅 조선일보 입력 2002.12.06 20:20 언젠가 덕수궁 박물관으로 미술사학자 최순우선생을 찾아갔을때 작업복 차림으로 도자기를 운반하면서 도자기들에게 휴가를 보내고 있는 중이라 했다. 범인(凡人)에게 와닿을 리 없는 도자기 휴가다. 많은 관람객에게 노출될수록 도자기에 피로한 기색이 쌓이는 것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적정한 시일 동안 사람들의 안광(眼光)으로부터 휴식시키는 것으로 미를 아낀다는 것이었다. 고려청자와 수십년을 더불어 살다보니 청자의 색이 살결에 스며든 것을 느낀다고도 했다. 특히 부슬비 오는 날 오후 청자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일체의 잡념이 청자에 빨려들고 대신 청자가 뿜어대는 청색이 방안에 가득한 착각을 갖게 된다고도 했다. 속인으로서 이를 수 없는 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