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막걸리 먹는 소나무 조선일보 입력 2002.11.25 20:35 서부 개척자들은 개척예정지에 여러 묘목을 심어놓고 3~4년 후에 가본다. 어느 나무가 잘 자라고 못 자라는지로 목장이면 말이 잘 자라는지 소가 잘 자라는지를, 작물이면 밀이 잘 되는지 옥수수가 잘 되는지를 알고 정착 여부를 정했던 것이다. 그만큼 나무는 더불어 사는 사람이나 동물 식물과의 상생(相生) 상극(相剋)에 민감했다. 나무와 사람의 성향은 닮는다 하여 나무이름으로 특정인을 대명하는 관행도 있었다. 이를테면 제퍼슨은 진취적인 오크나무, 휘트먼은 고독을 좋아하는 미루나무로 불렸다. 그 정치가의 집은 오크나무 숲 속에, 그 시인의 집은 미루나무로 싸여 있었다. 그것이 섭리라면 한국인은 소나무다. 태어나면 선산에 그 몫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