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겨울철 장사치의 배가 강진 월고만(月姑灣)을 건너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회오리바람에 배가 그만 뒤집혔다. 뱃전에 서 있던 사람이 물에 빠지자 뱃고물에 앉아 있던 자가 잽싸게 달려가더니 물에 빠진 사람 주머니를 낚아챘다. 그 속에 돈이 두 꿰미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돈주머니를 챙겼을 때 그 자신도 이미 물에 휩쓸리고 있었다. 결국 둘 다 빠져 죽었다. 이 얘기를 들은 다산이 말했다. "아! 천하에 뱃전으로 달려가 주머니를 낚아채지(就艫摘囊) 않을 사람이 드물다. 이 세상은 물 새는 배다. 약육강식이라지만 강한 놈과 약한 놈이 함께 죽고, 백성의 재물을 부호가 강탈해도 백성과 부호는 똑같이 죽고 만다." 다산이 초의에게 준 증언첩(贈言帖)에 나온다. 이덕무가 삼포(三浦)에 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