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현상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 때문에 불안해진다. 2세기 로마의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에픽테토스의 ‘담화록(Discourse)’에 들어 있는 글귀다. 그는 터키 영토인 히에라폴리스에서 노예로 태어났다. 첫 번째 주인에게 매를 맞고 고문을 당하는 바람에 평생 다리를 절었는데, 두 번째 주인인 에파프로디투스가 그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노예 신분에서 풀어주고 스토아 철학자인 무소니우스 루푸스 밑에서 공부하도록 도왔다. ‘철학이란 정신과 육체의 훈련’이라고 강조한 철학자는 그의 스승 루푸스였고, 신경과학자들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인간 두뇌의 놀라운 능력을 ‘가소성’이라고 불렀는데 이 가소성을 처음으로 주목한 사람이 바로 에픽테토스였다. 그는 ‘담화록’에서 “인간의 정신보다 더 다루기 쉬운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