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모래 폭풍 조선일보 입력 2003.03.27 20:14 바그다드에 있는 이라크 국립박물관에 가면 이라크인의 조상인 슈멜인 부부상이 눈을 끈다. 커다란 두 눈과 기다란 수염이 현대 화학전에 대비해 방독면을 쓴 것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염이 아니라 모래폭풍을 방어하는 얼굴덮개라는 설까지 있다. 더러는 방독면이 등장하는 이라크전을 기원전에 예언한 석상이라 하여 주의를 끌기도 했다. 그만큼 모래폭풍이 심한 이라크 사막이다. 사막에서 싸웠던 로렌스의 기록에 보면 모래폭풍은 마치 검은 갈색 벽이 밀려들 듯하고 털색이 같은 낙타가 그속에 들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모래폭풍을 만나면 운반수단인 낙타를 상실한다는 것이 우선되는 공포다. 모래폭풍을 역풍으로 안고 걸어야 한다면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