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304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93> 朱元璋과 廷杖

- 성 주(木-2)으뜸 원(儿-2)반쪽 홀 장(玉-11)조정 정(廴-4)때릴 장(木-3) 주원장은 오히려 다른 봉기군들이 원나라 군대와 싸우는 틈을 노려 자신의 세력을 넓히는 데 힘쓰다가 드디어 강남을 평정했다. 그런 뒤에 북쪽으로 나아가 약화된 원나라 군대를 북방으로 내쫓았다. 1368년의 일이었다. 明(명)을 건국한 뒤에 주원장은 정부 조직과 법령을 싹 바꾸었다. 특히 승상 제도를 폐지하고 六部(육부)를 황제에 직속시켰으며, 군사 행정의 핵심인 大都督府(대도독부)를 다섯으로 나눈 다음 역시 황제에 직속되도록 해서 모든 통치권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었다. 그럼에도 주원장은 미천하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걸식하며 떠돌았던 자신을 남들이 우습게 볼까봐 매우 걱정했는데, 특히 좋은 가문 출신에 학식이 있는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92> 天爵과 人爵

'맹자' '告子 上(고자 상)'에 나온다. "有天爵者, 有人爵者. 仁義忠信, 樂善不倦, 此天爵也. 公卿大夫, 此人爵也. 古之人脩其天爵, 而人爵從之. 今之人脩其天爵, 以要人爵; 旣得人爵, 而棄其天爵, 則或之甚者也, 終亦必亡而已矣."(유천작자, 유인작자. 인의충신, 낙선불권, 차천작야. 공경대부, 차인작야. 고지인수기천작, 이인작종지. 금지인수기천작, 이요인작; 기득인작, 이기기천작, 즉혹지심자야, 종역필망이이의) "하늘이 주는 벼슬이 있고, 사람이 주는 벼슬이 있다. 어짊과 올바름, 참됨과 미쁨을 즐기며 잘 행하고 게으름 피우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하늘이 주는 벼슬이다. 공과 경, 대부 이런 것들은 사람이 주는 벼슬이다. 옛사람은 하늘이 주는 벼슬을 먼저 닦았으므로 사람이 주는 벼슬이 뒤따라왔다. 지금..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91> 盛德至善

대단할 성(皿-7)덕 덕(彳-12)지극할 지(至-0)착할 선(口-9) 군주가 아니라도 누구나 바라는 일은 살아서는 칭송을 받고 죽어서는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리라. 그리되려면 '盛德至善(성덕지선)' 즉 대단한 덕을 갖추어 지극한 선을 이루어야 한다. 대단한 덕은 자신의 내면에 갖춘 힘이고, 지극한 선은 그 힘을 발휘하여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과정과 결과다. 그저 덕만 갖추어서는 아무도 칭송하지 않고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 덕을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하고, 베풀어서 그들을 좋게 해주어야 한다. 그게 지극한 선이다. 덕이 있음에도 그 덕을 쓰지 않는다면, 그 덕은 무용지물이다. 아무 데도 쓰이지 않는 덕은 한낱 허울이고 겉치레일 뿐이다. 그런 허울이나 겉치레는 남은커녕 자신에게도 아무런 보..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90> 有斐君子

있을 유(月-2)눈부실 비(文-8)임 군(口-4)아들 자(子-0) 이제 4-1이 이어진다. "詩云, '瞻彼淇澳, 菉竹猗猗. 有斐君子, 如切如磋, 如琢如磨. 瑟兮僩兮, 赫兮喧兮! 有斐君子, 終不可諠兮.' 如切如磋者, 道學也; 如琢如磨者, 自修也; 瑟兮僩兮者, 恂慄也; 赫兮喧兮者, 威儀也; 有斐君子, 終不可諠兮者, 道盛德至善, 民之不能忘也."(시운, '첨피기욱, 녹죽의의. 유비군자, 여절여차, 여탁여마. 슬혜한혜, 혁혜훤혜! 유비군자, 종불가훤혜.' 여절여차자, 도학야; 여탁여마자, 자수야; 슬혜한혜자, 순율야; 혁혜훤혜자, 위의야; 유비군자, 종불가훤혜자, 도성덕지선, 민지불능망야) "시에서 '저 기수 물굽이를 보니, 왕골과 마디풀 하늘거리네. 훌륭하신 우리 님이여, 자른 듯하고 간 듯하며, 쫀 듯하고 문..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9> 天知神知我知子知

하늘 천(大-1)알 지(矢-3)신 신(示-5)나 아(戈-3)너 자(子-0) "아전들은 매우 경박하여 방에 들어와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 일은 비밀이라 아무도 모릅니다. 퍼뜨리면 제게 해로울 뿐인데, 누가 감히 퍼뜨리겠습니까?' 수령은 그 말을 깊이 믿어 뇌물을 기쁘게 받지만, 문밖에 나서자마자 말을 떠벌려서는 꺼리는 마음이 없이 자기 경쟁자를 억누르고자 한다. 그러하니 소문은 삽시간에 사방으로 퍼진다. 그럼에도 수령은 깊이 들어앉아 홀로 아득히 듣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다. 楊震(양진)이 말한 "넷이 알고 있다"는 것 외에 남이 안다는 것도 막아낼 수 없다. 양진이 荊州刺史(형주자사)가 되었을 때, 茂才(무재) 출신으로 昌邑(창읍) 수령에 제수된 王密(왕밀)이 밤에 금 열 근을 품고 양진을..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8> 入耳贓

들 입(入-0)귀 이(耳-0)뇌물 받을 장(貝-14) 애초에 공문이 아닌 사적인 편지는 열어보려고도 하지 않은 유의의 조심스러움을 지나친 군걱정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손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하물며 간사하고 교활한 자라면, 없는 기회도 만들어서 자신을 위한다. 행여 상대가 바늘 끝만치라도 빈틈을 보이면, 결코 놓치지 않고 비집고 파고든다. 유의는 그런 빈틈조차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고작 편지인데, 뜯어보는 것쯤이야 어때! 청탁이라도 들어주지 않으면 되지!"라며 자신을 과신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뜯어볼 수도 있겠으나, 과연 편지 내용을 보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이가 얼마나 될까? 청탁을 하는 자가 상대의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7> 晝言雀聽, 夜言鼠聆

낮 주(日-7)말씀 언(言-0)참새 작(隹-4)들을 청(耳-16) 밤 야(夕-4)쥐 서(鼠-0)들을 령(耳-5) 사실 높은 지위에 있지도 않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도 않은 평범함 사람일지라도 그 행동거지가 바르지 않고 삿되다면, 오래도록 잘 숨기고 감추었다 하더라도 결국 손가락질을 받게 마련이다. 하물며 지위가 높고 권세를 얻거나 널리 명성을 떨친 사람이라면 어떠하겠는가? 그럼에도 권세와 지위를 얻기만 하면 제멋대로 해도 숨길 수 있으며 남몰래 사사로운 이익을 붙좇아도 들키지 않으리라 여기는 자들이 많다. 갖가지 부정과 부패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리석어서 탐욕을 부리고, 탐욕을 부리니 더욱 어리석은 판단과 선택을 한다. 아무리 숨기고 감추려 한들 결코 숨길 수 없고 감추어지지 않는다는 사..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6> 德潤身

- 덕 덕(彳-3)반지르르할 윤(水-12)몸 신(身-0) 다음은 3-3이다. "曾子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必誠其意."(증자왈: '십목소시, 십수소지, 기엄호!' 부윤옥, 덕윤신, 심광체반. 고군자필성기의) "증자는 '열 개의 눈이 보고 열 개의 손이 가리키니, 참으로 무섭구나!'라고 말했다. 가멸은 집을 반지르르하게 하고, 덕은 몸을 함치르르하게 하며, 마음이 넓어지면 몸이 확 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제 뜻을 성스럽게 한다." 曾子(증자)는 공자의 제자로, 이름이 參(삼)이며, 자는 子輿(자여)다. 嚴(엄)은 위엄이 있어 두렵다는 뜻이다. 富(부)는 재물이 많고 넉넉하다, 가멸다는 뜻이다. 潤(윤)은 물기를 머금어 반지르르하다, 함치르르하다는 뜻..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5> 君子小人之分

- 임금 군(口-4)아들 자(子-0)작을 소(小-0)사람 인(人-0)갈 지(丿-3)달리할 분(刀-2) 육상 선수가 늘 100m나 200m 단거리를 중심으로 달리는 훈련을 했다면, 경기에서도 단거리에 나서는 게 맞다. 단거리든 장거리든 달리기는 다를 게 없다고 여겨 갑자기 욕심을 내서 5000m나 1만m 장거리 경주에 나선다면, 반드시 망신을 당할 것이다. 그것은 단거리와 장거리의 달리기 방식이 다르고 평소에 훈련하는 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단거리 선수는 평소에 단거리에 적합한 훈련법을 몸에 익혔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고 자신만만하더라도 갑자기 장거리 선수처럼 달릴 수는 없다. 한낱 달리기에서도 단거리냐 장거리냐가 이토록 차이가 큰데, 하물며 소인과 군자의 차이에서는 어떠하겠는가? 홀로 있을 때 또는 평소..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84> 同床異夢

- 같을 동(口-3)침상 상(广-4)다를 이(田-6)꿈꿀 몽(夕-11) 관연은 자신이 문객들을 나름대로 잘 대접하고 있었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자신이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들 문객의 역량과 능력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딱하게도 그는 문객들을 잘 알고 아낀 인물이 아니었다. 그게 전수의 말에서 여실하게 드러나 있다. 관연은 그 자신이 군자인 줄로 잘못 알고 있었다. 나름대로 군자로서 행동하려 했고 또 그런 평판을 얻으려 무척 애를 쓰기는 했다. 그러했기에 문객들이 그에게 모였던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참으로 군자의 마음가짐과 몸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선비를 알아보고 대접할 줄 아는 식견이나 도량이 모자란 인물이었다. 군자로서 행세하고 선비들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