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304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3> 隨時而變, 因俗而動

- 따를 수(阜 - 13)때 시(日 - 6)어조사 이(而 - 0)바꿀 변(言 - 16) - 좇을 인(囗 - 3)풍속 속(人 - 7)움직일 동(力 - 9) 과연 통치나 정치에서는 무엇이 무겁고 무엇이 가벼울까? 군주의 권력이나 체면이 무겁고, 신하의 견해나 백성의 생명은 가벼운가? 군주가 절대 권력을 쥐고 통치하던 왕정 시대에도 그게 당연했을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 군주들이 제대로 통치한 적이 거의 없고, 있더라도 위태로웠다. 그렇게 보면 文帝(문제)는 통치의 뿌리를 알고 정치의 원리를 잘 파악한 明君(명군)이라 할 만하다. '관자'의 '正世(정세)'에 다음 글이 나온다. "이른바 옛날의 현명한 군주는 한 가지가 아니었다. 상을 마련해서는 엷게 주기도 하고 두텁게 주기도 하며, 금령을 세워서는 가볍게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2> 誹謗罪와 妖言罪

- 헐뜯을 비(言 - 8)하리놀 방(言 - 10)허물 죄(网- 8)요망할 요(女 - 4)말할 언(言 - 0) 연좌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뿐 아니라 그와 특정한 관계에 있는 이들까지 모두 죄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으로, 부모와 처자, 형제, 사촌과 팔촌에 이르기까지 적용했다. 모반이나 반란 등 대역죄를 지으면 삼족에서 구족까지 멸한 일을 역사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秦(진) 제국의 丞相(승상)이었던 李斯(이사)도 모반을 꾸몄다는 명목으로 그 자신과 아들들뿐만 아니라 三族(부모, 처자, 형제)이 한꺼번에 죽임을 당했다. 하물며 백성은 어떠했겠는가? 사실 文帝(문제)는 여씨 일족을 축출한 개국공신들이 가장 만만하게 여겨서 추대한 황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갑작스레 즉위한 문제로서는 조정 내 지지 기반..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1> 文帝와 緣坐制

- 무늬 문(文 - 0)임금 제(巾 - 6)연줄 연(糸- 9)죄입을 좌(土 - 4)법 제(刀 - 6) 劉邦(유방)은 千辛萬苦(천신만고) 끝에 漢(한) 왕조를 일으켰으나, 왕조를 안정시키기도 전에 죽었다. 그를 이어 아들 惠帝(혜제)가 즉위했으나, 혜제는 심약한 탓에 모친인 呂太后(여태후)의 위세에 억눌려 있다가 재위 7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에 여태후가 권력을 장악하여 劉氏(유씨) 황족들을 배제하고 呂氏(여씨)들을 중심으로 세력을 재편하려 했다. 그러나 여태후가 권력을 쥐고 황제 노릇을 한 지 8년 만에 세상을 떠나자 곧바로 유씨 황족들과 開國功臣(개국공신)들은 여씨 일족을 축출하고는 유방의 넷째 아들인 劉恒(유항, 기원전 180∼157년 재위)을 황제로 추대하였다. 그가 중국 역사상 명군의 한 사람..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70> 不同而一

- 아닐 불(一-3)같을 동(口-3)어조 이(而-0)하나 일(一-0) 앞서 든 '순자' '영욕'편의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러므로 어진 이가 위에 있으면, 농사꾼은 힘을 다해 밭을 갈고 장사꾼은 잘 살펴 재물을 늘리고 공인들은 재주를 다해 기구를 만들며, 사대부로부터 제후들까지는 모두 어짊과 도타운 덕, 지혜와 능력으로 제 직분을 다하니, 이것을 '지극한 공평함'이라 한다. 따라서 어떤 이는 온 천하를 녹봉으로 받아도 스스로 많다고 여기지 않고, 어떤 이는 문지기나 객사지기, 관문지기, 야경꾼이 되어도 스스로 녹봉이 적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베어서 가지런히 하고 굽혀서 서로 좇게 하니, 같지 않으면서도 하나가 된다'고 하였는데, 이것을 '세상살이의 도리'라 한다." 순자가 말한 두터움과 얄팍함..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9> 無所不薄

- 없을 무(火 - 8)바 소(戶 - 4)아닐 불(一 - 3)엷을 박(艸 - 13) "於不可已而已者, 無所不已. 於所厚者薄, 無所不薄也. 其進銳者, 其退速."(어불가이이이자, 무소불이. 어소후자박, 무소불박야. 기진예자, 기퇴속) "그만두어서는 안 되는데도 그만두는 자는 하다가 그만두지 않는 일이 없다. 두터이 해야 하는데도 얇게 하는 자는 무엇에든 얇게 하지 않는 일이 없다. 서둘러 나아가는 자는 물러나는 것도 빠르다." '맹자' '盡心 上(진심 상)'에 나오는 말이다. '그만두어서는 안 되는데도 그만두는 자'는 어리석거나 모자란 자다. '두터이 해야 하는데도 얇게 하는 자'는 잔재주를 피우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자다. '서둘러 나아가는 자'는 욕심이 많거나 결과에 집착하는 자다. 이 세 부류는 결국 다..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8> 躬自厚

몸 궁(身-3)스스로 자(自-0)두터이 할 후(厂-7)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 미지유야) 곧 "두터워야 할 데를 얄팍하게 하고, 얄팍하게 할 데를 두텁게 하는 일은 아직 없었다"고 했는데, 무엇이 두터워야 할 데고 무엇이 얄팍하게 할 데인가? 주희는 "所厚, 謂家也"(소후, 위가야) 곧 "두터워야 할 데는 집안을 이른다"고 해석했다. 몸을 닦는 수신을 뿌리로 삼는다는 구절이 앞서 나오므로 이렇게 해석한 듯하다. 과연 그럴까? '집안'이 두텁게 해야 할 대상이라면, '몸'은 얄팍하게 해도 되는가? 또 나라나 천하는 어떤 대상인가? 두텁게 대해야 할 대상인가, 얄팍하게 대해야 할 대상인가? 의문이 거듭된다. 이는 두텁게 하거나 얄팍하게 하거나 할 대상이 고정된 것처럼 여겼..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7> 治之本在安人

다스릴 치(水-5)갈 지(丿-3)뿌리 본(木-1)있을 재(土-3)편안 안(宀-3)사람 인(人-0) 관중은 백성이 군주의 뿌리이니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이치를 명확하게 말해주었다. 군주 없는 백성은 있을 수 있어도 백성 없는 군주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에 대부분의 군주들은 이를 간과하거나 무시했다. 환공은 무시하지는 않았으나, 그 이치를 알지 못했다. 관중의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환공은 관중의 말을 깊이 새겨 뿌리인 백성을 위해 정치를 했고, 그 결과 춘추시대 최초의 패왕이 되었다. '文子(문자)'의 '下德(하덕)'에 나온다.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能强者, 必用人力者也; 能用人力者, 必得人心者也; 能得人心者, 必自得者也. 未有得己而失人者也, 未有失己而得人者也.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6> 百姓은 公之本

일백 백(白-1)겨레 성(女-5)제후 공(八-2)갈 지(丿-3)뿌리 본(木-1) '관자'의 '覇形(패형)'에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환공이 멀리 기러기 두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스스로 탄식했다. 기러기는 날개가 있어 사방 어디라도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데, 자신은 뜻이 있어도 천하에 펼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곁에 있던 관중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환공이 다그쳤다. "어째서 대답이 없으시오?" 관중이 대답했다. "왕께서는 패왕의 대업을 이루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계시나, 저는 패왕의 신하가 아니어서 감히 대답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는 마음만 있다고 해서 패업을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왕이 그런 일을 이룰 만한 자격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는, 환공은 패왕이 될 만한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5> 知之至

알 지(矢-3)갈 지(丿-3)지극할 지(至-0) 다음은 2-3이다.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 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此謂知本, 此謂知之至也."(자천자이지어서인, 일시개이수신위본. 기본란이말치자부의. 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 미지유야. 차위지본, 차위지지지야)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모두 몸을 닦는 것을 뿌리로 삼는다. 그 뿌리가 어지러운데도 그 우듬지가 다스려지는 일은 없다. 두터워야 할 데를 얄팍하게 하고, 얄팍하게 할 데를 두텁게 하는 일은 아직 없었다. 이것이 뿌리를 안다고 하는 것이고, 이것이 앎이 지극하다고 하는 것이다." 庶人(서인)은 도성에 사는 사람들로, 대체로 귀족층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는 士人(사인)들을 가리킨다. 壹(일)..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65> 知之至

알 지(矢-3)갈 지(丿-3)지극할 지(至-0) 다음은 2-3이다.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 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此謂知本, 此謂知之至也."(자천자이지어서인, 일시개이수신위본. 기본란이말치자부의. 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 미지유야. 차위지본, 차위지지지야)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모두 몸을 닦는 것을 뿌리로 삼는다. 그 뿌리가 어지러운데도 그 우듬지가 다스려지는 일은 없다. 두터워야 할 데를 얄팍하게 하고, 얄팍하게 할 데를 두텁게 하는 일은 아직 없었다. 이것이 뿌리를 안다고 하는 것이고, 이것이 앎이 지극하다고 하는 것이다." 庶人(서인)은 도성에 사는 사람들로, 대체로 귀족층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는 士人(사인)들을 가리킨다. 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