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한자, 다른 한쪽은 우리말인데 우리말이 더 재미있고 다채롭다. 먹던 빵에서 한 마리 바퀴벌레가 나오면 당황하고, 반 마리 바퀴벌레가 나오면 황당하다는 우스개 말이 있다. 반 쪽이라면 바퀴벌레의 누런 체액이 먹던 빵에 흘렀으니 더 놀란다는 뜻이다. 그런데 당황과 황당은 글자 순서만 거꾸로가 아니라 뜻이 다르다. 당황(唐慌)은 깜짝 놀라 정신없이 어리둥절해지는 것이다. 원인의 기미를 뜻하는 느닷(indication of cause) 없이 갑자기 일이 생기면 깜짝 놀라니 당황한다. 황당(荒唐)은 진실과 반대말로 실속없이 근거없이 큰소리치는 허풍이다. 집 지어진 터의 무늬가 없다는 터무니없음도 실속 근거없는 허풍이다. 하늘에 뜬 구름인 뜬금 어원설보다 시장에서 띄운 물건값인 뜬금 어원설이 더 그럴듯한 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