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非理와 선비 조선일보 입력 2002.01.29 20:23 권력에는 불법과 비리가 세균처럼 기생하는 데 고금이 다르지 않다. 권력이 집중될수록 기생이 심하게 마련이요, 전통사회에서 이 권력형 비리를 억제해온 것은 지배 엘리트들의 마음의 그릇을 이루고 있던 선비정신이었다. 세종 때 집현전 학사들로 하여금 「역대병요」를 편찬시켰는데, 단종 1년에야 완성되었다. 편찬 책임자인 수양대군이 편찬에 참여한 학자들에게 벼슬 한 등급씩을 올려주는 상을 내렸다. 한데 후에 사육신이 되는 하위지만이 승급 상여를 거부했다. 은혜가 임금으로부터 내린 것이라면 몰라도, 정국이 불안한데 대군이 상을 내린다는 것은 저의가 드러나 보인다는 이유에서 상을 거절하고 낙향해 버렸다. 이처럼 비리가 아닌데도 낌새가 이상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