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돈스코이號 조선일보 입력 2003.06.05 19:29 건도(建都) 300돌 잔치가 막바지에 오르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그 도시 복판을 흐르는 네바강변에 관광용 군함 한 척을 정박시켜 놓았다. 볼셰비키 혁명의 횃불을 올린 기념현장으로 성역화하고 있지만 혁명 이전에는 러시아 함대가 일본 함대에 대패한 증거로 국민의 의분과 결속을 도출하려 도망쳐나온 순양함 오로라호다. 1904년 동해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러시아와 일본 간에 벌어진 대해전에 참전했던 8척의 순양함 가운데 4척이 침몰하고 필리핀으로 도망친 3척의 순양함 가운데 하나가 오로라호며, 나머지 한 척이 선원들을 보트를 타게 하거나 헤엄쳐 울릉도에 상륙할 수 있게끔 근해까지 와서 해저판을 뜯어 스스로 침몰시킨 돈스코이호다. 돈스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