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명상(瞑想) 산업 조선일보 입력 2003.09.17 16:09 | 수정 2003.09.17 16:10 고금의 학식을 담은 그릇이 크고 그 지식을 지혜로 농축 실용화하는 데 뛰어난 분으로 세조 때 재상 김수온(金守溫)을 든다. 그가 젊었을 때 성균관에 오가면서 하루에 책장 한 장을 찢어 소매 속에 넣고다니며 외워 한 질을 외우고 나면 책 한 권이 없어지곤 했다. 신숙주(申叔舟)가 임금이 내린 ‘고문선(古文選)’을 가보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김수온이 빌리기를 간청하자 마지못해 빌려주었다. 돌려준다는 날을 넘겨 가져오지 않기에 마르냇가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가 문을 열어보았더니 그 책이 쪽마다 찢기어 방 천장과 벽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었다. 누워서 외우느라 그러했다는 것이었다. 김수온은 곧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