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304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22> 老老恤孤

늙은이 로 대접할 노(老 - 0)딱하게 여길 휼(心 - 6)홀로 고(子 - 5) 군주가 왕도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방안이나 책략을 제시할 수 없고 제시해도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이것이 맹자의 한계라면 한계였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방안에 관심을 둔 이가 당시에 없었던가? 있었다. ‘관자’의 ‘入國(입국)’에 나온다. “所謂老老者, 凡國·都皆有掌老, 年七十已上, 一子無征, 三月有饋肉; 八十已上, 二子無征, 月有饋肉; 九十已上, 盡家無征, 日有酒肉; 死, 上共棺槨. 勸子弟, 精膳食, 問所欲, 求所嗜. 此之謂老老.”(소위노노자, 범국·도개유장노, 연칠십이상, 일자무정, 삼월유궤육; 팔십이상, 이자무정, 월유궤육; 구십이상, 진가무정, 일유주육; 사, 상공관곽. 권자제, 정선식, 문소욕..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21> 鰥寡孤獨

홀아비 환(魚-10) 홀어미 과(宀-11) 홀로 고(子-5) 홀로 독(犬-13) 그런데 12-1(220회)에서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곧 정치에서 중요한 것으로 老老(노노)와 長長(장장), 恤孤(휼고) 따위를 들었다. 늙은이를 늙은이로 대하는 것, 어른을 어른으로 대하는 것, 고아를 딱하게 여기는 것으로 풀이되는 이 세 가지는 효도나 깍듯한 마음을 일으킨다고 했다. 그러나 단순히 예의를 강조한 것이 아니다. 자칫 소외당할 수 있는 곤궁한 백성을 잊지 말라는 것, 시쳇말로 복지정책을 잘 세우고 실행하여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 속뜻이다. 이렇게 곤궁한 백성을 보살피는 데서 진정한 정치의 길, 곧 王道(왕도)가 시작된다. ‘맹자’ ‘梁惠王下(양혜왕하)’에 나온다. “老而無妻曰鰥, 老而無夫曰寡, 老而無子曰..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20> 絜矩之道

재다 혈(糸-6)곱자 구(矢-5)의 지(丿-3)길 도(辵-9) 다음은 12-1이다. “所謂平天下在治其國者, 上老老而民興孝, 上長長而民興弟, 上恤孤而民不倍. 是以君子有絜矩之道也.”(소위평천하재치기국자, 상노노이민흥효, 상장장이민흥제, 상휼고이민불배. 시이군자유혈구지도야) “이른바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일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있다’는 것은 윗사람이 늙은이를 늙은이로 대하여 백성이 효도를 일으키고, 윗사람이 어른을 어른으로 대하여 백성들이 깍듯함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고아를 딱하게 여겨 백성이 등지지 않게 한다는 말이다. 이런 까닭에 군자에게는 곱자처럼 바로 재는 길이 있다.” 恤(휼)은 걱정하다, 딱하게 여기다, 먹이다는 뜻이다. 倍(배)는 背(배)와 같으며, 등지다, 저버리다는 뜻이다. 絜(혈)은 헤..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9> 率先垂範

거느릴 솔(玄 - 6)앞설 선(儿- 4)드리울 수(土 - 5)본 범(竹 - 9) 공보문백의 모친은 또 이렇게 말했다. “제후는 아침에는 천자가 내린 명을 처리하고, 낮에는 자신의 나랏일을 헤아리고, 저녁에는 법령이 제대로 실행되었는지 살피고, 밤에는 백관을 일깨워 나태해지지 않도록 하니, 그런 뒤에야 쉬었다. 경대부는 아침에는 제 직무를 수행하고, 낮에는 갖가지 정무를 익히고, 저녁에는 자신이 한 업무를 검토하고, 밤에는 집안일을 처리하니, 그런 뒤에야 쉬었다. … 이제 나는 과부고 너는 낮은 자리에 있으니,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면서도 선조의 사업을 잊을까 걱정스럽다. 하물며 나태해진다면, 어찌 죄를 피할 수 있겠느냐. 나는 네가 아침저녁으로 ‘선조들의 사업을 헐지 마십시오’라고 일깨워주기를 바랐는데,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8> 過而能改者

- 허물 과(辵-9)말 이을 이(而-0)능할 능(肉-6)고칠 개(攴-3)사람 자(老-5) 계문자는 맹헌자에게 이 일을 알렸고, 맹헌자는 중손타를 7일 동안 가두었다. 그 뒤로 중손타의 첩이 입는 옷은 거친 베옷에 지나지 않았고, 그 말이 먹는 사료도 가라지 같은 잡초에 지나지 않았다. 계문자가 이를 전해 듣고 “過而能改者, 民之上也.”(과이능개자, 민지상야) 즉 “허물을 알고 고칠 줄 아는 사람은 백성들의 윗사람이라 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중손타를 상대부로 승진시켰다. 이 일에서 세 인물의 뛰어난 덕을 엿볼 수 있다. 첫째는 재상으로서 백성을 생각하며 스스로 검소한 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집안사람들까지 잘 따르도록 한 계문자, 둘째는 잘못을 알고 고칠 줄 안 중손타, 셋째는 어리석고 모자란 자..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7> 季文子

- 성 계(子-5)무늬 문(文-0)임 자(子-0) 앞의 문답은 맹자가 易姓革命(역성혁명)을 주장했다는 근거다. 비록 춘추시대보다 훨씬 뒤인 전국시대에 맹자가 제후와 주고받은 문답이지만, 춘추시대에도 이미 이런 생각을 한 대부나 선비들이 적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맹자처럼 대놓고 말하지 못했을 뿐이다. 전국시대가 晉(진)나라의 멸망이라는 사건, 즉 성씨가 다른 대부 집안이 공실을 무너뜨리고 스스로 군주의 자리를 차지한 사건에서 시작된 것을 보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어쨌든 춘추시대에는 그나마 경대부의 집안이 분수를 알고 참람한 짓을 저지르지 않으면서 공실을 떠받들었다. 그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민심을 얻는 계기가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國語(국어)’의 ‘魯語(노어)’에도..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6> 易位

- 바꿀 역(日-4)자리 위(人-5) 따라서 집안에 군자가 있으면, 소인들이 있더라도 함께 구순하게 지낼 수 있다. 집안사람들이 구순하게 지낸다면, 그때 군자는 마음 놓고 벼슬길에 나아갈 수 있다. 반면에 그 자신이 군자라 하더라도 잇속에 밝거나 간사한 짓을 저지르는 소인이 집안에 많아서 구순하게 지내기 어렵다면, 그 군자는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는 게 좋다. 아니, 나아가서는 안 된다. 그가 아무리 나랏일에 충실하고 현명하게 처신한다고 하더라도 집안의 소인들이 문제를 일으켜 그의 행보에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심하면 그 군자는 치욕을 당하거나 횡액을 당할 수도 있다. 11-2에서 춘추시대 중기부터 노나라는 三桓氏(삼환씨), 곧 계손씨·숙손씨·맹손씨 등 세 가문이 정권을 함께 쥐었으며, 특히 계손씨의..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5> 宜其家人

- 구순할 의(宀-5)그 기(八-6)집 가(宀-7)사람 인(人-0) 11-5에서 첫째 시는 ‘시경’ ‘周南(주남)’의 에 나오는 구절이다. 夭夭(요요)는 어리고 예쁘다, 싱싱하다는 뜻이다. 蓁蓁(진진)은 잎이 우거지다는 뜻이다. 歸(귀)는 시집가다는 뜻이다. 宜(의)는 알맞게 어울리거나 사이좋게 지내다는 뜻으로, 우리말로는 마땅하다, 구순하다로 풀이된다. 家人(가인)은 시집 사람들을 이른다. 둘째 시는 ‘시경’ ‘小雅(소아)’의 에 나오는 구절이다. 셋째 시는 ‘시경’ ‘曹風(조풍)’의 에 나오는 구절이다. 儀(의)는 몸가짐, 모양새를 뜻한다. 忒(특)은 법도나 도리에 어긋나다는 뜻이다. 法(법)은 본받다, 본보기로 삼다는 뜻이다. 앞서 11-4에서는 군자가 자신에게 덕을 갖추고 자신의 허물을 먼저 없애..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4> 其葉蓁蓁

- 그 기(八-6)잎 엽(艸-9)우거질 진(艸-10) 물론 모든 사람이 맹자가 말한 네 가지 마음을 다 갖고 태어나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맹자는 이를 실마리로 삼아서 얼마든지 확충할 수 있다 했으며, 그렇게 하는 사람을 君子(군자) 또는 大人(대인)이라 했다. 군자나 대인은 어짊을 마음에 지니고 예의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려 한다.그게 공부하는 마음이고 도리에 합당한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지녔으므로 설령 남과 어긋나더라도 함부로 남을 탓하거나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의 덕이 모자라는지, 자신의 언행에 허물이 있는지 먼저 살핀다. 이게 쉬운 일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돌아볼 줄 알면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설령 그 사람이 모자라거나 허물..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213> 君子必自反

- 임 군(口-4)임 자(子-0)반드시 필(心-1)자기 자(自-0)돌아볼 반(又-2) 맹자의 말은 이어진다. 其自反而仁矣, 自反而有禮矣, 其橫逆由是也, 君子必自反也, ‘我必不忠.’ 自反而忠矣, 其橫逆由是也, 君子曰, ‘此亦妄人也已矣. 如此則與禽獸奚擇哉? 於禽獸又何難焉?’ 是故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也. 乃若所憂則有之. ‘舜, 人也; 我, 亦人也. 舜爲法於天下, 可傳於後世, 我由未免爲鄕人也.’ 是則可憂也. 憂之如何? 如舜而已矣. 若夫君子所患則亡矣. 非仁無爲也, 非禮無行也. 如有一朝之患, 則君子不患矣.”(기자반이인의, 자반이유례의, 기횡역유시야, 군자필자반야, ‘아필불충.’ 자반이충의, 기횡역유시야, 군자왈, ‘차역망인야이의. 여차즉여금수해택재? 어금수우하난언?’ 시고군자유종신지우, 무일조지환야. 내약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