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1274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94] 使節(사절)

使 節 *부릴 사(人-8획, 6급) *마디 절(竹-15획, 5급) ‘친선 사절/사절을 보내다’의 ‘使節’에 대해 풀이해 달라는 한 독자의 요청이 있었다. 使(사)․事(사)․吏(리), 이 세 글자가 갑골문시기(14c -11c BC)에는 모두 같은 글자였으며, 붓을 들고 하는 일, 즉 ‘사무’(clerical work)와 관련이 깊다. 후에 使자는 주로 ‘부리다’(employ) ‘심부름하다’(go on an errand) ‘하여금’(let) 등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리 독립하였다. 節자는 ‘(대나무의) 마디’(a joint)가 본뜻이니 ‘대나무 죽’(竹)이 의미요소이고, 卽(곧 즉)이 발음요소였다. 대나무 마디는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기에 ‘기간’(period) 또는 ‘명절’(a festiv..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93] 筆致(필치)

筆 致 *붓 필(竹-12획, 5급) *이를 치(至-10획, 5급)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섬세한 필치로 그렸다’의 ‘필치’를 ‘글에 나타나는 맛이나 개성’이라 풀이하는 까닭은 ‘筆致’의 속뜻을 알면 이해가 더욱 잘 될 수 있기에... 筆자를 원래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본뜬 ‘聿’(율)로 썼다. 처음 약 1000년 간은 그렇게 쓰다가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대 죽’(竹)을 더했다. ‘붓’(a writing brush)이 본래 의미인데, ‘쓰다’(write) ‘글씨’(writing) 등의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致자는 ‘이를 지’(至)와 ‘뒤져 올 치’(夂), 두 의미요소가 조합된 것이었는데 夂(치)가 攵(=攴, 칠 복)으로 잘못 변화됐다. ‘뜻을 전하다’(report; commu..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92]競馬(경마)

競 馬 *다툴 경(立-20획, 5급) *말 마(馬-10획, 5급) 영어 ‘lose money on the horses’는 ‘경마에서 돈을 잃다’는 뜻임을 알려 주어도 ‘경마’가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면 헛일이니, ‘競馬’란 두 글자에 대해서 샅샅이 훑어보자. 競자의 원형은 ‘겨루다’(compet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머리부분에 辛(죄인을 처벌할 때 목에 끼던 칼의 일종)이 첨가된 두 사람(아마 죄인으로 추정됨)이 목숨을 걸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후에 ‘다투다’(contest; struggle)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馬자는 ‘말’(a horse)을 나타내기 위해서, 뒷목의 털을 휘날리며 달리는 말 모습을 본뜬 것이다. 아래의 네 점은 네 발을 상징하는 것이니 ‘불 화’(火..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91] 萬福(만복)

萬 福 *일만 만(艸-13획, 8급) *복 복(示-14획, 5급)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의 ‘만복’이 무슨 뜻인지는 ‘만복’이 아니라 ‘萬福’의 속을 뜯어봐야... 萬자는 큰 집게와 길고 굽은 꼬리를 지닌 전갈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전갈’(a scorpion)이 본래 의미였는데, 이것이 ‘10,000’(ten thousand)이란 숫자나 ‘많다’(numerous) ‘극히’(extremely)등의 뜻으로도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전갈’은 따로 蠆(전갈 채)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福자의 원형은 ‘복’(happiness; good fortune; blessing)을 뜻하기 위하여, 술 단지를 두 손으로 바쳐 들고 神主(신주)[示․시] 앞에 올려놓은 술잔에다 따르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90] 的確(적확)

的 確 *과녁 적(白-8획, 5급) *굳을 확(石-15획, 4급) ‘적확하다’가 ‘영락없다’, ‘틀림없다’의 비슷한 말이 되는 까닭을 이해하자면, ‘的確’이란 두 글자에 담긴 뜻을 알아야... 的자는 ‘밝다’(bright) ‘희다’(white)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니, ‘흰 백’(白)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勺(술그릇 작)이 발음요소로 쓰인 것임은 玓(빛날 적)도 마찬가지다. 활을 쏠 때 설치 해놓은 과녁은 알맞고 밝아서 눈에 잘 띄어야 하는 것이었기에 ‘과녁’(a target) ‘알맞다’(proper; right)는 뜻도 따로 글자를 만들어내 아니하고 이것으로 나타냈다. 確자는 ‘(돌이) 단단하다’(hard; solid)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돌 석’(石)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隺(새 높이 날..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89] 産婦(산부)

産 婦 *낳을 산(生-11획, 5급) *여자 부(女-11획, 4급) ‘애를 낳은 산부는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의 ‘산부’가 무슨 뜻인지는 ‘産婦’란 두 글자에 두 가지 힌트가 있기에... 産자는 ‘날 생’(生)이 의미 요소이고, 그 나머지는 彦(선비 언)자의 생략형으로 발음요소였다는 설이 있다. ‘낳다’(bear)가 본뜻이고, ‘생산’(production) ‘재물’(property)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婦자는 ‘부녀자’(a woman)를 나타내기 위해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본뜬 것이다. 아득한 옛날에 부녀자의 본업을 이로써 알 수 있겠다. 帚(빗자루 추)는 빗자루 모양을 본뜬 것이다. 후에 ‘아내’(a wife) ‘며느리’(a daughter-in-law)를 지칭하..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88] 漁場(어장)

漁 場 *고기잡을 어(水-14획, 5급) *마당 장(土-12획, 7급) ‘풍부한 수산 자원이 있고 어업을 할 수 있는 수역’이라 정의하는 ‘어장’은 ‘漁場’의 속뜻을 알면 이해가 쏙쏙... 漁자는 원래, ‘낚싯대에 매달린 물고기 모습’, ‘물고기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 있는 모양’(魚+廾), ‘물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를 손으로 잡으려는 모양’(水+魚+又) 등이 있었는데, 지금의 자형(水+魚)은 고기가 물에서 노는 모양이니 ‘고기를 잡다’(fish)는 뜻을 분명하게 나타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場자는 원래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평평하게 골라 놓은 ‘땅’(site; ground)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흙 토’(土)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昜(볕 양)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후에 일반적 의미의 ..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87]無罪(무죄)

無 罪 *없을 무(火-12획, 5급) *허물 죄(罓-13획, 5급)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라 정의하는 ‘무죄’는 ‘無罪’의 속뜻을 알아 봐야 이해가 금방 쏙쏙 잘 되기에... 無자는 ‘춤출 무’(舞)의 본래 글자였다. ‘춤’(a dance)과 ‘없다’(do not exist)는 뜻의 낱말이 초기 1000년 간 같은 글자로 쓰이다가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舞와 無로 각각 분리 독립되었다. 따라서 無자의 ‘灬’는 ‘불 화’(火)의 변형이 아니고 단순한 구별 부호인 셈이다. 罪자는 ‘(새가 잘못하여 그물에) 걸리다’(be trapped)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그물 망’(罒=网)과 ‘날개 비’(非)를 합쳐놓은 것이다. ‘죄’(sin)라는 뜻은 원래 ‘自’(코 자)와 ‘辛’(벨 신)이 상하로 조합된 글..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86] 湖水(호수)

湖 水 *호수 호(水-12획, 5급) *물 수(水-4획, 8급) 지리학에서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을 일러 ‘호수’라고 하는 까닭은 ‘湖水’의 속뜻을 알면 금방... 湖자는 ‘호수’(a lake)를 뜻하기 위해서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胡(턱밑살 호)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참고, 蝴 나비 호). 水자는 ‘시냇물’(brook water; a stream)이란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시냇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후에 일반적 의미의 ‘물’(water)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이것이 부수로 쓰일 경우, 그 위치에 따라 氵, 水, 氺 이상 세 가지로 각각 다른 모습을 취한다(참고, 洗, 畓, 泰). 湖水(호:수)는 ‘우묵하게 파인 땅[湖..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85] 洗腦(세뇌)

洗 腦 *씻을 세(水-9획, 5급) *골 뇌(肉-13획, 3급) ‘광고는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도록 사람들을 세뇌한다’의 ‘세뇌’가 무슨 뜻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속속들이 잘 알자면 반드시 ‘洗腦’라 써서 분석해봐야... 洗자는 ‘씻다’(wash)는 뜻을 위해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先(먼저 선)은 발음요소다. 이 글자의 원래 음은 [선]이었다. 옛날의 한 방언에서 유래된 [세]라는 음이 득세하자, [선]이란 음은 잊혀지고 말았다. 腦자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머릿골’(a head; brains)을 나타내는 것이었으니 ‘고기 육’(肉→月)이 의미요소다. 그 나머지, 즉 머리털 모양이 변화된 巛(천)과 머리의 정수리를 가리키는 囟(신)도 의미요소인 셈이다. 洗腦(세..